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폭풍에도 미국 증시가 상승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이 추가 매수를 경고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SVB 파산 사태가 마치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지역은행 파산 리스크가 증시에 모두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증시는 SVB 파산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 속에 일시적으로 하락한 바 있다. 다만 SVB 파산 사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이 커지면서 뜻밖의 상승랠리를 펼쳤다. 특히 S&P500 지수는 이날도 전장 대비 1.3% 상승하며 지난 6일(현지시간) 이후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증시 상승랠리를 둘러싼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이 아다미 프라이빗 어드바이저 그룹의 전략가는 "최근 미국 증시를 보면 SVB 사태가 마치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면서 "은행 리스크는 아직 모두 해소되지 않았고 시장에 악재로 남아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댄 네이선 리스크 리버설 어드바이저 전략가도 투자자들이 주요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시에 할인 매커니즘이 있다고 믿는다면 아직 매수에 나설 시기가 아니다"면서 "금융위기뿐만 아니라 경기침체 리스크도 아직 증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증시 가운데 기술 섹터가 투자자들에게 경제적 해자(垓子)는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주 상승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번 달 들어 3.5% 상승한 상태다.
이날 미국 증시는 SVB 후폭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발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미국은행연합회(ABA)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의 은행 시스템이 안정되고 있다며 은행 위험이 확산될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의 은행 시스템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사진=CNBC)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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