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사태에 대한 수사가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31)의 가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수사기관이 뱅크먼-프리드의 동생인 게이브(28)가 설립한 워싱턴DC의 로비단체 '가딩 어게인스트 팬데믹스'의 불법행위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게이브가 형으로부터 정치자금 한도를 넘는 돈을 받아 로비활동에 썼는지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사기관은 게이브가 운영한 로비단체 관계자들에게 구인장을 보냈다.
2017년 대학 졸업 후 형처럼 월스트리트의 금융회사에서 근무했던 게이브는 2020년 여름 로비단체를 설립했다. '팬데믹의 위험을 감시한다'는 단체 이름처럼 전염병 연구를 위해 대마초에 대한 세금을 올리자는 입법 운동을 펼치기도 했지만, 콜로라도주(州) 주민투표에서 부결되는 등 별다른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그러나 그는 워싱턴DC 로비업계의 거물 대접을 받았다.
로비단체 설립 이듬해 2천200만 달러(한화 약 286억 원)의 자금을 모았고, 연방 의회 근처에 330만 달러(약 43억 원) 상당의 고급 타운하우스를 구입했다.
또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의 회의에도 참석했다.
수사기관은 게이브가 이 같은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FTX의 자금이 형을 통해 로비단체에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욕 검찰은 형인 뱅크먼-프리드를 사기를 포함해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모두 12개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가상화폐에 대한 정치권의 규제 강화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도를 넘는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FTX 경영진 중 한명인 니샤드 싱은 이미 수백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민주당에 건넸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또 다른 FTX 경영진은 공화당 측에 한도를 넘어서는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게이브 측은 로비단체가 모금한 자금은 모두 합법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이브가 설립한 로비단체는 지난해 11월 FTX의 파산 이후 직원 대부분이 떠나는 등 사실상 와해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게이브는 FTX에 대한 수사가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하는 부모에게 미칠 영향을 가장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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