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49조9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7천억원 적었다.
가계대출은 작년 9월 이후 11월까지 계속 줄다가 12월 3천억원 늘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석 달째 내리막이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47조8천억원)이 2조9천억원 축소됐다.
2021년 12월(-2조2천억원) 이후 16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대로 주택담보대출(잔액 800조8천억원)은 2조3천억원 불어났다.
앞서 2월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2014년 1월(-3천억원) 이후 9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쳤지만, 한 달 새 다시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중 전세자금 대출은 2월에 이어 3월에도 2조원 이상(2조3천억원) 감소했다. 전셋값은 떨어진 데다 월세 전환도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나머지 일반 주택담보대출이 4조6천억원가량 증가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은 계속 줄었지만, 2금융권 대출의 대환(갈아타기) 수요로 특례보금자리론이 증가했다"며 "아파트 매매가 여전히 적지만 지난해 수준의 부진에서 조금 벗어난 것도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5조원 줄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6조원 감소했는데, 2월(-4조7천억원)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주택담보대출(+1조원)은 3개월 만에 증가했다.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1조3천억원 줄어든 대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2조3천억원 불었기 때문이다.
업권별로는 은행권과 제2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이 각 7천억원, 4조4천억원씩 줄었다.
하지만 예금은행의 3월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1천189조3천억원으로 한 달 새 5조9천억원 또 늘었다.
증가액도 2월(5조2천억원)보다 많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1천억원, 5조8천억원(개인사업자 1조원 포함)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이 한 달 사이 4조3천억원에서 5조8천억원으로 커진 것은,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에 법인세 납부를 위한 자금 수요 등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예금은행의 3월 말 수신(예금) 잔액은 2천217조3천억원으로 2월 말보다 3조원 감소했다.
특히 정기예금이 8조8천억원이나 줄었다.
윤 차장은 "지난해 높은 금리로 정기예금에 들어온 법인자금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며 "현재 정기예금 금리에 큰 메리트(이점)가 없다는 인식에 따라 법인들이 자금을 다시 유치하지 않고 빼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의 경우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배당금 지급 등에 대비한 기업 자금이 유입되면서 12조5천억원 불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11조6천억원 급감했다.
법인의 분기 말 자금 수요, 재정집행에 따른 국고 여유자금 인출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10조9천억원 줄었고, 채권형펀드와 주식형펀드에서도 각 2조6천억원, 2천억원이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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