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화’ 애플 vs. ‘中 투자’ 테슬라
美·中갈등 사이 끼인 글로벌 기업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지난주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은 미국을 방문해 미국의 권력 서열 3위.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났습니다. 중국은 이에 강하게 항의하며 약 사흘간 대만 포위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미중 갈등. 갈수록 심해지고 있죠. 이렇다 보니 글로벌 기업들. 특히 중국과 가까운 기업들은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는 모습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건 바로 애플과 테슬라입니다. 두 기업 다른 길을 걷고 있는데요. 특히 마이크 칼라거 의원은 애플을 콕 집어 미중 갈등 속에서 선택적 디커플링 즉 탈동조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애플은 이미 인도 베트남 등으로 생산 시설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테슬라는 지난주 반대로 중국 투자 확대를 발표합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메가팩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오늘은 애플과 테슬라의 이런 반대되는 행보를 짚어보고 왜 이런 반대의 길을 걷게 됐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애플의 탈중국 움직임부터 확인해볼까요. 블룸버그는 애플이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 필요성은 2020년 코로나 사태로 더욱 커졌다고 했는데요.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로 생산이 직격탄을 맞자 그동안 중국에 집중됐던 생산 기지를 다른 나라로 분산하는 움직임이 빨라진 건데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최신형 모델은 중국에서만 생산됐습니다. 하지만 이의 일부를 인도로 이전하기도 했고요. 또, 말레이시아 아일랜드에서 일부 제품을 생산할 예정인데요.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건 인도입니다. 애플, 작년 인도에서 아이폰 총 650만 대를 생산했습니다. 작년 애플이 생산한 아이폰 대수는 2억 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당장 그렇게 큰 숫자는 아니죠. 하지만 애플은 올해 인도 생산량을 1천 만 대로 늘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고요. 업계에서는 애플이 내년 인도에서 1천 500만 대까지 생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650만, 1천만, 1천 5백만… 블룸버그는 이 추이를 유지한다면 JP모건이 앞서 전망했듯 2025년까지 전체 아이폰 생산량의 25%를 인도에서 생산할 수 있으리라 봤는데요. 또, 오늘 애플은 인도 첫 애플스토어인 뭄바이 애플스토어 공식 개장일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다음 주 4월 18일에 개장할 예정이고요. 델리 매장은 이틀 뒤인 4월 20일에 개장할 예정입니다. 인도 내 생산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수요 역시 잡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되는데요.
이렇게 애플이 점차 중국과 거리를 멀리하는 듯 보이죠. 하지만, 블룸버그는 애플이 취하고 있는 전략은 ‘신중’ 또 ‘신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단 중국의 매출 기여도가 높기 때문인데요. 중국과 대만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 국가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20% 정도입니다. 관련해서 블룸버그는 중국 소비자들이 민족주의 성향이 강해 애플이 너무 빠르게 생산에 있어 탈중국을 모색한다면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애플이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고요. 탈중국은 모색하되, 사업 구조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모습이죠.
반면 테슬라는 과감하게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주 일요일이었습니다.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 즉 메가팩 생산 공장을 건설할 거란 보도가 나왔고요. 10일,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이를 공식화했습니다. 메가팩은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에서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필요한 대용량 배터리 설비인데요.
테슬라… 미중갈등 속 왜 애플과는 반대로 걷고 있는 걸까요. 외신들은 테슬라가 중국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봤는데요. 테슬라의 주력 산업. 바로 전기차입니다. 하지만 머스크. 매출의 약 5%를 차지하는 에너지 저장 및 배터리 부문을 확대해 전기차 매출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에너지 저장 부문은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에너지 저장 산업은 급속도로 확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기에 중국이 생산력까지 뒷받침할 수 있다 보니, 테슬라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거죠.
앞서 중국의 테슬라 매출 기여도가 높다고 짚어드렸는데요. 중국 내 전기차 업계 간 경쟁. 정말 치열합니다. 특히 테슬라가 촉발한 가격 경쟁이 중국에서 확대되고 있는데요. 결국 점유율을 두고 경쟁을 하는 건데…특히 테슬라, 비야디 등 중국 토종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하죠. 그렇다 보니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번 상하이 메가팩 공장 설립을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는데요.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가 필요했다는 해석인 거죠.
자 이렇게 애플과 테슬라의 행보를 짚어봤는데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앞서도 언급했듯 미중갈등으로 기업들이 압박받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 나온 보도들을 종합해보면 결국 버핏이 TSMC를 매도한 이유는 미중갈등 때문이었고요. 중국 업체들 특히 중국 부품 업체들 역시 유럽과 미국의 고객 요구에 따라 생산기지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렇게 선택을 내려야 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수도 있어 보입니다. 앞으로 다른 기업들은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 주목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