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례적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트위터 인수 이후 힘들었던 상황과 트위터의 혐오 발언 문제 등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혔다.
머스크는 자신이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회사의 재무 상태가 엉망이어서 4개월만 지탱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하고, 대량 해고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언급했다. 또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상황은 매우 고통스러웠고,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다고도 했다.
머스크는 11일 밤 미국 트위터 본사에서 영국 방송 BBC 특파원과 예정에 없던 인터뷰를 가졌다. BBC는 머스크가 갑자기 먼저 언론에 인터뷰를 하겠다고 제의했고, 자사만 이에 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인터뷰에서 회사에 대한 첫인상을 묻는 말에 "회사 오피스는 아주 멋있는 건물이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45억달러를 벌어다 그대로 비용으로 지출하는 회사 재무 구조는 현금흐름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회사는 비영리기구처럼 운영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보니 회사는 4개월 정도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태였다고 언급하고, 이 때문에 직원들을 해고해야 했다고 말했다. BBC 기자가 수많은 직원을 해고한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느냐고 묻자 머스크는 "긴급 조치가 필요했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회사를 인수할 때만 해도 트위터엔 직원이 8천명 가까이 있었지만 지금은 1천500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상황이 합리적으로 잘 굴러가고 있다며, 트위터 사용자는 늘고 있고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가 일부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일부 결함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최근에는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GM 등 자동차 회사들이 광고를 중단했는데, 머스크는 "실명을 공개할 순 없지만 그들은 돌아왔거나 돌아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상황에 대해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느낌이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트위터를 인수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고통 수준이 극도로 높았다. (상황이) 파티를 하는 것과 같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개월간 매우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이 이어졌지만,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옳은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인수한 똑같은 금액으로 회사를 되사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팔겠느냐는 질문엔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나 자신처럼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겐 회사를 매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에 대한 여러 트윗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머스크는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아닌 조 바이든 대통령을 찍었다고 언급하고, "트위터는 광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분파적인 정치인들을 부각하는 공간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SNS상의 혐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사람을 죽이는 것을 옹호하지 못하듯, 혐오 발언에도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BBC 기자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혐오 발언이 늘었다고 지적하자 머스크는 "어떤 것이 있는지 예를 들어보라"며 "예를 들지 않으면 기자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머스크는 허위 정보에 대해 "누가 이것이 맞는다고 하거나 틀렸다고 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인터뷰 중간에 기자의 말을 끊고 자신은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가 더는 아니라고 언급하고, '그럼 누가 CEO냐'는 질문이 돌아오자 자신의 시바견 플로키가 CEO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그는 트위터의 CEO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상황을 농담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BBC의 계정에 '정부 출연 기관'이라는 표식을 달아 BBC와 논쟁을 벌인 데 대해선 크게 웃으며 "트위터의 목표는 투명하고 진실되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해당 표식은 업데이트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BBC에 대해 '대중 출연'(publicly funded) 기관으로 바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BBC는 트위터가 정부 출연 기관이라는 딱지를 달자 정부 재정이 아니라 대중의 수신료로 지원받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머스크는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여러 차례 트윗글로 논란을 일으킨 머스크는 인터뷰에서 스스로 일부 문제가 있는 글을 올렸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여러 번 트윗으로 내 발등을 쏴 본 적이 있느냐고? 그렇다"라고 말하고 이제 새벽 3시 이후엔 트위터를 하지 않아야 할 거 같다고도 했다.
머스크는 가끔 트위터 본사 사무실에서 잠을 잘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건물 도서관의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소파가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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