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단체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병의 강제성을 희석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 일본 정부가 역사수정주의를 강요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은 12일 공개한 담화에서 지난달 공개된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 3종 중 2종에서 기술의 후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도쿄서적이 조선인 병사 사진에 대한 설명을 '병사가 된 조선의 젊은이들'에서 '지원해서 병사가 된 조선의 젊은이들'로 변경한 사실을 언급하고 "조선의 젊은이들이 자주적으로 희망해서 병사가 된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의 연구에 따르면 지원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억지로 이뤄졌다"며 지원병이라고 해도 사실상 일제에 의해 징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도쿄서적이 "다수의 조선인과 중국인이 강제적으로 끌려왔다"는 문장에서 '끌려왔다'를 '동원됐다"로 교체한 데 대해서는 "이 회사의 고교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연행'이라고 쓰지 않고 '동원'으로 통일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기존에 '강제연행' 또는 '연행'이 아닌 '징용'을 쓰는 것이 적절하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도쿄서적은 뜻이 '연행'에 가까운 '끌려왔다'를 '동원됐다'로 바꿔 의미를 퇴색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는 교육출판이 "일본군 병사로 징병해 전쟁터에 내보냈다"는 기술에서 '징병해'를 삭제했다고 설명하고 "역사수정주의에 근거한 교과서 기술 변경 강제가 여전히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역사수정주의는 정설이 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거나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일본 정부는 징용·위안부 관련 문제에서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이 단체는 영토 관련 기술을 분석해 교과서가 정부의 선전 문서가 됐다고 비판했다.
새로운 검정교과서에는 독도가 일본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이 더 강하게 담겼다.
이 단체는 "영토 문제는 민족주의적 감정을 부추기는 수단이 됐다"며 독도 문제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도덕 교과서와 관련해서는 '나라', '일본'이라는 표현을 추가해 애국심 교육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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