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가 출렁이는 가운데서도 명품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르메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3% 늘었으며, 세계 최고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이끄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17% 증가하는 등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유럽 증권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가 있기 전에도 명품 업체들의 주가가 평균 23%나 상승하는 등 고공행진을 했다. 이에 비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유럽 지수는 14%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다시 쇼핑을 시작한 중국의 부유층에게 유럽의 명품 브랜드가 최고의 인기 상품이 되고 있다고 시장참가자들은 분석했다.
실제로 루이비통과 크리스티앙 디올, 셀린느의 1분기 중국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
이와 함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조사 결과, 지난해 중국 가계 예금은 통상 2조 위안(약 380조9천억 원)의 4배에 가까운 7조9천억 위안(약 1천505조 원)으로 집계되는 등 중국 소비자들이 상당한 여유자금을 보유해 올해 남은 기간에도 명품업체의 매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명품산업은 과거 침체기에도 놀랄 정도의 회복력을 보여줬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4개 분기에 걸쳐 감소했으나 명품산업은 2개 분기 매출이 감소했다가 성장세로 돌아선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추세는 장기평균과 맞지 않는 데다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WSJ은 짚었다.
팬데믹 이전 10년간 명품 분야는 통상 글로벌 GDP의 두배 정도 성장했으나 올해에는 8∼10%나 성장, 국제통화기금(IMF)의 글로벌 성장 전망치 2.8%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2021년과 지난해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만큼 추가 가격 인상으로 수익을 제고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이는 데다 이례적으로 전년 대비 33%나 늘린 지난해 광고 예산도 지속되기 힘들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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