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세계 반도체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순이익을 냈다.
TSMC는 20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천69억 8천700만 대만달러(약 8조9천521억원)로 전년 동기(2천27억 대만달러)보다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1천928억 대만달러를 상회하는 것이다.
1분기 매출액은 5천86억3천300만 대만달러(약 22조4천1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천312억3천800만 대만달러(약 9조9천91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다만 직전인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1분기 매출은 18.7%, 순이익은 30%가 각각 줄어들어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TSMC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보다는 높은 것이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악화로 인한 반도체 시장의 불황을 완전히 비껴가지는 못했다. 정보기술(IT) 수요 위축으로 애플, 엔비디아, 퀄컴, AMD, 미디어텍 등 주요 고객사의 주문이 감소하면서 TSMC 매출도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매출은 1천454억800만 대만달러(약 6조3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4% 감소했다. TSMC의 월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한 것은 2019년 5월 이후 거의 4년 만이다.
그럼에도 1분기 실적 기준으로 TSMC는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는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 매출 예상치는 14조∼15조원대다.
TSMC는 올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사이클이 상반기에 저점을 찍고 하반기에는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하반기 매출은 작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TSMC는 미국 정부에 최대 20조원에 이르는 반도체 지원금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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