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부분 국가가 인플레이션으로 시름하는 가운데 중국은 반대라고 미국 CNN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7% 상승하는 데 그쳤고 공장도 가격은 6개월째 하락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났는데도 여전히 5%대를 기록하고 있고 유럽연합(EU) 8.3%, 영국은 10.1%로 고공행진을 하는 것과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중국은 인민은행(PBOC)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는 동시에 금융권에 현금을 쏟아붓고 있는데도 물가가 정체하거나 하락하는 현상을 겪고 있다.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라 가계가 소비하기보다는 돈을 은행에 맡기고 있고 기업들은 여전히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은행 신규 대출의 상당 부분이 지방 정부가 대규모 부채를 상환하는 데 쓰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물가 하락과 전례 없는 통화 공급이라는 특이한 조합은 디플레이션(deflation·물가 하락) 논쟁을 부채질했다고 CNN은 전했다. 디플레이션은 소비자와 기업이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해 지출을 미루기 때문에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이 문제는 일본 경제를 20년간이나 괴롭혔고 일본 관료들은 최근에서야 이런 추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중국 최고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류위휘(劉煜輝) 교수는 최근 온라인에 널리 퍼진 연설에서 "중국의 현 경제 상황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디플레이션이 시작됐고 경제가 침체(recession) 구간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부동산 가격과 금융자산이 오르지 않아 실물경제의 맥박이 여전히 약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가계는 부채가 너무 많아 소비 능력이나 의지가 없고 부동산 폭락과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이 바닥난 지자체들도 빚 때문에 좀비 행세를 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중국의 현 상황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15년 전 미국이고 장기침체가 시작된 30년 전의 일본이라는 게 류 교수의 진단이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지난주 장기적인 디플레이션으로 볼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인민은행 자문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체 소비 중 1조 위안(약 192조5천억 원)을 견인할 것이라며 5천억 위안 규모의 소비 쿠폰을 나눠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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