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 서방의 제재에 반발한 러시아가 자국내 외국기업의 자산을 통제하며 보복 조치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외국 에너지 회사 2곳의 자산을 러시아가 일시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외국이 러시아의 자산을 압류할 경우 비슷한 방식으로 보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명령에 따라 독일 가스판매업체 유니퍼의 러시아 자회사(유니프로)와 유니퍼의 모기업인 핀란드 포르툼의 지분은 일시적으로 러시아 연방 국유재산관리청(로시무셰스트보)의 관리를 받게 됐다.
타스 통신은 유니프로의 러시아 지분 83.73%와 포르툼 러시아 사업부의 지분 98% 이상을 연방 국유재산관리청이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이 명령은 "러시아가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비우호적이고 국제법에 위배되는' 조치에 대응해 긴급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그 취지를 명시했다.
러시아 연방 국유재산관리청은 타스 통신에 "더 많은 외국 기업이 그들의 자산이 일시적으로 러시아의 통제를 받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명령은 소유권 문제에 관한 것이 아니며, 소유주의 자산을 박탈하지는 않는다"며 "외부 관리는 본질적으로 일시적인 것으로, 원래의 소유주가 더는 경영 결정을 내릴 권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4일 러시아 국영은행 VTB의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가 포르툼과 같은 외국 회사들의 자산을 빼앗아 관리하고, 러시아에 가해진 제재가 해제될 경우에만 반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방국 사이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결한 러시아 해외 자산을 걷어들여 우크라이나 재건에 사용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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