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정치자금을 후원해 미국 공화당의 '큰 손'으로 꼽히는 억만장자 피터 틸이 2024년 미국 대선에서는 어떤 후보도 후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틸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이 같은 입장을 동료들에게 밝혔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틸은 낙태 문제, 트랜스젠더(성전환자) 학생들의 학교 화장실 사용 제한과 같은 뜨거운 사회문화 현안에 공화당이 집중하는 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이 논쟁거리가 될만한 문화적 현안에 초점을 맞추는 실수를 하고 있으며 미국의 혁신, 중국과의 경쟁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틸의 생각이다.
소식통은 틸이 지난해 말 내년 대선에 후원을 중단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독일 태생의 틸은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 소프트웨어 회사 팔란티어를 공동 창업했으며 페이스북 초기 투자에도 참여했다. 그의 재산은 약 42억달러(약 5조6천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치자금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틸이 2000년 이후 주·연방 선거 후보와 선거캠프에 기부한 돈은 약 5천만달러(약 669억원)에 이른다. 2022년 의회 중간선거 때는 공화· 민주당에 기부한 개인 중 10번째로 많은 돈을 기부했다.
2016년에는 자신을 '트럼프를 지지하는 게이(gay) 공화당원'이라고 밝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125만달러(약 16억7천만원)를 기부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업무 수행과 관련한 혼란상에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20년 대선 당시 재선에 도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재정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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