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내용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삼성전자가 이달 초 잠정실적을 통해 예고했었는데, 오늘 구체적인 실적이 나왔습니다.
<기자>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전사 실적은 이달 초 예고한 잠정실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매출 63조 7,500억 원, 영업이익 6,400억 원을 기록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95% 줄어든 수치입니다.
문제는 반도체 실적입니다.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실적은 매출 13조 7,300억 원, 영업손실 4조 5,8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당초 시장에서는 4조 원 안팎의 적자를 예상했는데, 그것 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어제 SK하이닉스가 3조 4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우리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1분기에 바닥을 찍었다는 표현이 정확해 보입니다.
1분기 실적에서 그래도 긍정적인 포인트는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3 판매 호조로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익 개선됐다는 점입니다.
모바일을 담당하는 MX/네트워크 사업의 매출은 같은 기간 2% 줄어든 31조 8,200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1,200억 원 정도 더 늘어난 3조 9,4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하고 있음에도 스마트폰 사업이 1분기 삼성전자 전사 적자를 막았습니다.
<앵커> 반도체 적자 규모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말은 다시 말해 이제 떨어지는 것 보다 오를 일을 기대해봐도 좋다는 말이 될텐데요. 삼성전자 다음 분기 전망에 대해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일단 안 좋은 말부터 먼저 하면요.
'반도체 쇼크'라고 표현하잖아요. 충격은 한 번 더 남아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적자를 기록한 게 2009년 1분기 이후 대략 15년 만입니다. 전사 적자는 2008년 4분기 금융위기 이후 없었는데 올해 2분기 전사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스마트폰이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살렸다고 했잖아요. 다음 신제품인 5세대 폴더블폰은 8월, 그러니까 3분기 실적부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2분기 공백이 생깁니다.
반도체가 바닥을 찍었다는 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됐다는 것이지 수요가 폭증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반도체 수요 증가 시기를 올해 하반기로 점치고 있기 때문에 2분기까지는 보릿고개가 지속된다는 말입니다.
시장에서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3조 원 이상의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TV/가전이 이를 상쇄할 만큼 이익을 내지 못 하면 실적 면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를 겪게 되는 겁니다.
하나 긍정적인 건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거라는 점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잠정실적 발표에서 IMF 이후 25년만에 반도체 감산에 나선 바 있습니다. 오늘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재고폭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K하이닉스에 이어서 삼성전자도 반도체 바닥론에 힘을 싣어줬기 때문에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요.
삼성전자는 1분기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 금액이 17조 원에 달한다며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우리시간으로 어젯밤 한미 정상회담도 개최가 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반도체법 규제 완화 소식은 좀 있었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원한 양보는 얻지 못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시간으로 어젯밤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대한 한국 측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지속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우리 경제사절단이 122명이 참석하면서 전기차 보조금, 미국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규정 등과 관련해 우리 측의 요구를 미국이 받아들일지 기대됐었잖아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인데, 보조금을 신청하면 반도체 수율 자료 같은 영업기밀을 노출해야 되는 위험성도 있고 일정 부분 초과이익 뱉어내야 해서 우리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진 상태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데에만 우리가 만족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추가 협의 과정을 꾸준히 지켜봐야 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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