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발 신용경색 시작됐다…위기에 베팅한 스마트머니들 [GO WEST]

김종학 기자

입력 2023-05-09 19:23   수정 2023-05-09 19:24

    <앵커>
    오늘 시장에서 눈여겨 봐야 할 미국 금융시장 이슈 짚어보겠습니다.

    고웨스트(Go West), 김종학 기자와 함께 합니다.

    미국의 지역은행 파산만으로 위기가 끝난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본격적으로 자금줄이 말라붙는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요?

    <기자>
    은행들이 파산을 피하기 위해 대출 기준을 높이고 있는데 그 후유증이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오늘 첫 키워드 '더 커진 경기침체 경고음'입니다.

    현지시간 8일, 어제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분기마다 공개하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니어론 오피서 서베이, 80개 주요 은행과 24개 외국계 은행들의 대출 담당 임원급 책임자들에게 최근 석 달간 대출 정책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왜 바꿨는지, 변경 기준은 무엇인지 묻는 공식 설문 조사입니다.

    통상 분기마다 결과를 공개하는데 사안에 따라 추가로 진행을 해서 연준 홈페이지에 공개합니다.

    이번 설문 결과에서 핵심은 지역은행 위기 이후 기업 대출에 대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더 엄격하게 기준을 높이고 있고, 상업용 대출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매출 5천만 달러 이상인 대기업에 대해 대출기준을 '다소 강화'한 은행의 비중이 42.9%, , 소형 기업에 대해서는 45%로 나타났고, 부실 위험이 커진 중소은행들은 '상당히 까다롭게' 대출을 해줬다는 응답이 6.7%.

    특히 투자 위험이 높아진 상업용 대출에 대해서는 그러니까 큰 기업들도 대출 신청하면 절반은 반려당한다고 보면 될 정도입니다.

    은행들은 46%가 상업용 대출 기준을 높였다고 밝혔는데, 작년 2분기 -1.5%, 대출을 늘리던 은행들이 지난 분기 44.8%, 이번에 46%로 매 분기 자금을 조이고 있습니다.

    <앵커>
    대기업들조차 이렇게 대출을 받기 힘들 정도라면 미국내 제조,유통 소규모 기업들이나 스타트업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는 것 아닌가요?

    <기자>

    이번 설문자료 가운데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줄인 비율이 석 달만에 2배 가량 늘었고, 이렇게 대출을 해주더라도 절반 이상은 금리를 더 얹어야 허가해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럼 은행들은 미 연준의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올해 남은기간 대출을 늘려줄 것이냐, 그렇지 않습니다. 응답 기관의 55%는 대기업 대출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혀 신용 경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징후를 보여줬습니다.

    경제자문업체 RSM US는 “정부 정책 담당자들과 투자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실물경제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린 상태입니다.


    <앵커>
    이렇게 앞으로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면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런데 미국 자산가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면서요?

    <기자>

    자산가들, 자산배분 대상에 주식이 여전히 포함되어 있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최소 5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 그러니까 자산이 6천억원에서 많게는 10조원 이상의 자산을 굴리는 166개 패밀리 오피스를 상대로 조사한 자료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초고액 자산가 그룹의 반 이상은 미국, 유럽, 아시아에 걸쳐 나뉘어 있기에 지역마다, 통화, 자산에 따른 투자 방향을 종합해 볼 수 있는 기초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21년 조사에 비해 주식 비중은(31%→28%) 다소 줄었는데, 이는 자산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라 실제 비중이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산가들이 올해는 상장주식과 사모주식, 채권을 통한 추가 수익을 기대하고 있고, 무엇보다 48%가 주식 비중을 더 늘리겠다(Overweight)고 답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지속적인 투자를 중요시하는 자산가들은, 시장이 다시 회복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그만큼 위험 감수를 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많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본격적인 경기침체 시기에 다시 조사해볼 필요는 있겠습니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자산가들도 주식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는 답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거액의 자산을 나눠 투자하고 있는 분야도 정리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세계적 규모의 부자들은 올해에도 현금 사랑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다만 작년에 비해 현금 비중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35%나 된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 합니다.

    이러한 자금은 언급한대로 채권, 사모주식, 공모주식을 늘리는데 투입될 예정입니다. 큰 변동은 없지만 원자재, 상품 자산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는 점은 참고할 만 합니다.

    주식 투자 섹터 업종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 비중으로 정보기술, 헬스케어의 순위가 가장 높습니다. 뒤를 이어 부동산, 에너지, 금융 등인데 30%가 채 되지 않아 의견이 나뉘는 업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보기술과 헬스케어는 팬데믹 기간 과잉 채용 이후 인력 조정을 시작하고 실적 둔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장기간 투자를 계획하는 자산가 그룹에서는 여전히 그 가치가 높다고 보는 업종에 해당합니다.

    <앵커>
    자산가들이 상품 시장에서 발을 빼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이런 경우엔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합니다.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지표인 금 가격이 최근 크게 상승한 반면, 석유가격은 추락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어떤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마지막 키워드 '빛의 속도'입니다.

    세계금위원회 자료에서 최근 1년간 금 가격 차트입니다.

    주로 올해 1분기 전세계 중앙은행의 자산 자변화 차원에서 금 수요가 1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중앙은행 매입 규모만 228톤인데 중국 인민은행 단독으로 58톤, 4.2조원 어치를 매입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런 수요 증가 속에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달 '연준은 금을 찍어낼 수 없다'는 보고서에서 향후 1년6개월 내에 금값이 온스당 3천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낸 바 있습니다.

    "마이클 위드머(Michael Widmer) 등 BofA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경기가 위축되고 재정 지출이 늘어나면, 각국 통화가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

    <앵커>
    금값은 이렇게 오르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정반대입니다.

    시장이 훨씬 불안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고요?

    <앵커>
    최근 몇 주 사이 금값과 정반대로 움직이는 자산이 바로 국제유가 입니다.

    OPEC+ 증산 발표로 반짝 상승하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까지 깨지는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간 단위 3주째 하락인데 이 과정에서 투기에 나선 기관들이 시장에서 빛의 속도로 달아나고 있다는 겁니다.

    RBC 캐피탈 마켓은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 일시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러시아의 생산량이 지금보다 둔화되거나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는 신호가 나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극단적인 가격 변동을 예측하는 일부 기관도 있지만 대형 투자은행의 분석은 석유 시장 침체가 길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에드 모스, 씨티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책임은 올해 초에 쌓였던 원유 재고가 줄어든 사례를 들어 "유가가 확실히 바닥이라는 징후가 있다"고 분석했고, 금융서비스 회사 ANZ는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200만배럴 증가해 공급 부족으로 기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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