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건전 영업행위' 논란…금융감독원 "사실 관계 파악 중"
한 자산운용사의 실수로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잘못 행사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실수로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의 당락이 뒤바뀌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감독 당국도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습니다.
정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열린 지주회사 'KISCO(키스코)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감사위원 선출 과정에서 회사와 소액주주연대 측 후보 간의 표 대결이 벌어졌는데, 국민연금 자금으로 펀드를 운영하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위임받지 않은 국민연금의 의결권까지 행사하며 회사 측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겁니다.
양 후보 간의 표 차이는 2만 3,996표. 자산운용사의 눈 먼 표가 투표 결과를 갈랐습니다.
해당 운용사는 "명백히 업무 처리상의 의도치 않은 실수"라며 "불편과 혼선을 드린 데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해명했고, 국민연금 측도 "사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가능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금융감독원도 이번 사안과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구해 사실관계 파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의 입장은 다릅니다.
키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주주 명부에는 국민연금과 운용사 간의 위임 관계에 대한 표시가 없다"며 "이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총에서 의결권이 행사된 만큼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표 대결에서 밀렸던 소액주주 측 대표인은 결과도 뒤집히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심혜섭 / 변호사 (소액주주연대 대표인) : (올림픽에서) 선수가 부정하게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그게 밝혀지면 은메달 선수가 당연히 금메달이 되는 것이고…주총 결의 취소 소송이라든지 이사 지위 확인의 소, 여러 소송 방법들이 있고요.]
논란이 불거진 키스코홀딩스에선 배당 증액, 자사주 소각 등 사안을 두고 이사회와 소액주주연대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져 온 만큼, 이번 사안의 파장은 더욱 커지고 내년 주총까지도 이어질 공산이 커졌습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
영상취재: 이창호, 영상편집: 김준호 , CG: 이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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