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은행이 고객이 상환한 대출금으로 다른 사람의 대출을 갚아주는 황당한 실수를 저질렀다가 한달 가까이 지나서야 바로잡는 해프닝을 벌였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에 사는 A씨는 지난달 17일 집 근처 NH농협은행 지점을 찾아 아파트 담보 대출금 3천만원을 상환했다.
그러나 지난 8일 통장을 정리하다 보니 대출금이 상환되지 않은 것으로 나와 그 다음날 다시 은행을 방문해 착오를 정정토록 했다.
A씨는 은행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황당했지만 은행의 대처에 더 큰 문제의식을 느꼈다. A씨가 대출 상환 오류를 문의하기 위해 은행을 다시 방문했을 때 은행 직원이 그럴 리 없다는 식으로 무성의하게 안내했다는 것이다. 그가 입금 내용 등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하자 그제야 자료를 살펴본 후 팀장급 직원이 와서 '직원의 단순 실수로 다른 사람의 대출을 갚아줬다. 다시 처리하겠다'는 말만 해주었다고 한다. 은행 직원은 대출금 상환 오류가 어떻게 발생했는지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A씨는 이에 국민신문고를 통해 금융감독원에 이런 문제를 고발하고 은행 직원에 대한 확실한 교육과 어떤 실수로 누구에게 오입금한 것인지 담당 직원의 설명을 원한다고 밝혔다.
A씨의 아들은 "은행 직원이 누군가의 대출금으로 다른 사람의 대출을 갚아준다는 게 단순 실수라고 보기에는 잘 믿기지 않는다. 어떤 내막이 있는지 알 수 없는데 은행은 아무런 설명이 없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는 "사고 당일 고객들이 많아 실수가 발생했다고 들었다. 고객에게 사과하고 이자 비용 등을 고객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처리했다. 돈이 잘못 입금된 고객에게도 양해를 구하고 정상으로 돌려놓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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