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발생한 시민운동가 납치 살해 사건으로 기소된 멕시코의 한 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법원에서 90년 넘는 징역형을 받았다.
17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밀레니오와 엘우니베르살 등에 따르면 멕시코 연방판사는 이날 호세 루이스 아바르카(62) 전 이괄라 시장에게 징역 92년 6개월을 선고하고, 92만700페소(7천만원 상당)의 벌금을 낼 것을 명령했다.
아바르카 전 시장은 2013년 멕시코시티에서 남쪽으로 약 190㎞ 떨어진 이괄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역 민중운동 지도자 에르난데스 카르도사 등 6명의 납치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카르도사는 다른 2명의 활동가와 함께 목숨을 잃었다. 시신에는 고문 흔적도 있었다.
사건 발생 당시엔 아바르카 연루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 카르도사와 대립 관계이긴 했지만, 그가 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4년, 멕시코 전역에 충격을 준 아요치나파 교대 학생 43명 실종 사건 이후 카르도사 납치 사건에 대한 아바르카의 개입 정황이 불거졌다. 카르도사 측근이 "아바르카가 카르도사 납치에 직접적으로 관여돼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건데, 실제 수사 개시 후 그의 혐의가 확인됐다.
아바르카 전 시장은 이 사건과는 별개로 돈세탁 혐의로 기소돼 현재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한편, 그는 아요치나파 대학생 실종과 관련해서도 납치 등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당시 아요치나파 교대 학생들은 지역 교사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기 위한 멕시코시티 집회에 참석하려고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이괄라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은 뒤, 현재까지 종적이 묘연하다.
애초 검찰은 지역 카르텔과 부패 경찰관의 공모 하에 벌어진 살인 사건이라고 밝혔으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는 "재조사 결과 이전 수사 내용이 은폐·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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