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을 딛고 국가 재건을 준비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처음으로 우리나라 '한강의 기적'을 실은 교과서가 출간됐다.
21일(현지시간)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의 발전상을 담은 세계지리 10학년(한국의 고교 2학년에 해당) 교과서 4종이 우크라이나 현대화연구소의 교과서 적격심사와 현직 교사들의 온라인 투표 등 절차를 지난 18일 마무리하고 정식 교과서로 채택 및 발간됐다.
이들 개정 교과서는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가 세계지리 10학년과 세계역사 11학년 교과과정에 한국의 발전상을 포함하도록 변경한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한국 관련 내용이 포함된 교과서가 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을 6~9쪽 분량의 별도 장으로 다룬 이들 교과서는 한국이 국가의 보완적 개입을 통한 자본축적 혼합경제 모델로 전후 전례 없는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기술했다.
또한 한국의 경제 발전 모델의 다른 중요한 요소로 정부의 교육 정책을 꼽고, 한국이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류와 한국의 최첨단 기술 산업을 소개하고 한국을 국제 경제 관계의 선도국가로 명시했다.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은 이번 개정 교과서 발간에 대해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 결과이자,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력과 이에 걸맞은 외교를 펼쳐가는 한국을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이 타당하다는 우크라이나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은 2021년 10월 제1차 '우크라이나 교과서 내 한국의 발전상 반영을 위한 협력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교육 과정에 한국 관련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이번 교과서 발간을 기념해 쉐브첸코 키이우 국립대학교와 함께 제3차 협력 원탁회의를 열었다.
예브헨 바젠코우 우크라이나 현대화연구소 소장은 행사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속적인 지원에 사의를 표한다"며 "언어와 문화, 첨단기술 등 한국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발전상이 반영된 교과서 4종이 발간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나 스테파네츠 쉐브첸코 키이우 대학교 부총장은 "한국 사회가 교육의 가치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으며 오늘 한국이 이룬 모든 성공의 배경에 교육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오늘날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어려운 도전의 시기에도 양질의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약 1천330억 원)의 인도적 지원을 한 데 이어 올해 1억3천만 달러(약 1천730억 원)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계획이다.
(사진=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 제공)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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