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연차 총회에 대만이 참가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22일(현지시간) WHO에 따르면 전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스위스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리는 제76차 WHO 연례총회(WHA)에 대만을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하는 방안을 의제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옵서버 참가 대상국은 WHO 사무총장의 재량으로 결정하기도 하지만 참가 여부를 놓고 회원국 간 논쟁이 있을 때는 찬성 회원국과 반대 회원국 간 토론을 진행하기도 한다. 대만의 참석 여부는 토론 대상이었다.
전날 열린 WHO 운영위원회에서 대만의 옵서버 참가 허용 여부를 둘러싼 토론이 진행됐으며 반대 의견을 표명한 국가들이 입장을 바꾸지 않아 결국 참가 건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열리는 총회에서 대만의 옵서버 참가 여부에 관한 사항을 의제에 올리지 않게 됐다.
대만은 WHO 창립 당시 회원국이었다. 그러나 유엔이 중국과 대만 가운데 중국을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고 대만의 유엔 회원국 자격을 박탈한 이후 1972년 WHO에서도 퇴출당했다.
중국과 관계가 개선됐던 2009∼2016년 옵서버 자격으로 WHA에 참가했지만, 독립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 정부가 들어서자 중국의 반발로 지금껏 참석 명단에서 배제됐다.
서방 국가들은 이번 WHA를 앞두고 대만을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성명에서 "대만의 옵서버 초청은 국제보건 협력에 있어 '모두를 위한 보건' 접근방식이라는 WHO의 포괄적인 약속의 좋은 예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은 "WHO 활동을 포함한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는 반드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비춰 처리해야 한다"며 완강한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WHO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이 국제사회의 바람이자 시대적 흐름이라는 점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라고 논평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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