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본토에서 벌어진 교전이 이틀째 지속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크렘린궁도 러시아 내 교전 상황을 인정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러시아 벨고로드주의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이날 군과 보안대가 전날 공격을 받은 그라이보론 지역 주변에 대한 소탕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대피한 주민들에게는 아직 집으로 돌아와선 안 된다고 전했다.
그는 "보안 기관이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있다. 대테러작전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며 "안전해지는 즉시 여러분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벨로고드 지역에서 9개 마을 주민들이 대피했으며, 대피 과정에서 노인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전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사상자는 사망자 1명에 부상자 12명으로 늘었다.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마쉬(Mash)는 간밤 벨고로드 지역의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보안대 건물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드론으로 인한 사상자는 없었으나 건물이 파괴되고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에도 추가 드론 공격이 있었으며, 러시아군이 드론 2대를 요격했다.
이번 공격을 벌였다고 주장한 러시아 반체제단체 러시아 자유 군단(Freedom of Russia Legion)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푸틴의 심복을 제외한 모두에게 좋은 아침"이라며 "우리는 해방된 영토에서 새벽을 맞았고,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공격에 동참한 또 다른 반체제단체 러시아 의용군(RVC)은 노획한 장갑차에 있는 러시아군의 'Z' 표식을 자신들의 로고로 덮는 장면을 공개했다.
온라인에서는 포로가 된 러시아 군인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들이 게시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민병대가 벨고로드 국경 지역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다. 우리로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격을 벌인 이들이 러시아인이라는 지적에 대해 "우크라이나 내에도 많은 러시아인이 있다"며 "우리는 이번 사건 가담자 모두가 우크라이나 민병대라고 믿는다. 우리 특수기관이 책임자들의 신원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 군사 작전'도 이런 침입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테러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응 작전이 이틀째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여 병력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장갑차가 동원된 것이 확실한 이번 공격이 이번 전쟁 들어 러시아 본토에 대한 최대 규모의 공격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벨고로드주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 하르키우주와 인접한 러시아 서부 지역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중요 보급 및 지원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벨고로드를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과 무관하다고 밝혔으며, 러시아 자유 군단과 러시아 의용군이 이번 공격을 자신들이 벌였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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