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습니다.
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큰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제 시장은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창용 총재는 시장의 기대에 강력한 경고의 메세지를 던지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선 “과도하다”고 다시 한번 못박았습니다.
첫 소식 서형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1년 2개월 만에 3%대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한은 목표치인 2%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에너지와 식료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4.0%를 기록하며 예상보다 더딘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한은은 올해 근원 인플레이션율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3.3%로 높여 잡았습니다.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이 경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질 전망.
한은이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음에도 시장에서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오늘 한은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낮췄습니다.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현재 예상보다 나빠질 경우 성장률이 1.1%까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성장률 하향 조정은 IT경기 회복과 중국 경제활동 재개의 영향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1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한미 금리차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는 상황.
오늘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의 금리 차는 1.75%포인트를 유지했습니다.
미 연준이 다음달 FOMC에서 또 한 번 금리를 올릴 것인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오늘 공개된 5월 FOMC 의사록에는 "다수 참석자들이 추가 인상을 불필요하다고 봤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연준의 '6월 동결설'에 힘이 실리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한층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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