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31일(현지시간) 신차에 자동비상브레이크(AEB)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규정안을 발표했다.
AEB는 카메라와 레이더 등 센서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가 전방의 다른 차나 보행자와 부딪칠 위험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하거나 운전자가 이미 브레이크를 밟은 상황에서 더 강한 제동력을 가하는 장치다.
NHTSA는 이 규정이 도입되면 연간 차량 충돌로 인한 사망자를 최소 360명 줄이고 부상자도 2만4천명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도로에서 작년에만 거의 4만3천명이 사망하는 등 지난 10여년간 보행자가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증가했다.
그러나 새 규정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수년이 걸릴 전망이라고 WP는 관측했다.
NHTSA는 자동차 업계에 AEB를 설치할 시간을 3년 주고 이후 새 기준을 완전히 맞출 때까지 4년을 더 줄 계획이다.
차량 안전 관련 단체들은 새 규정안을 지지하면서도 정부가 더 일찍 행동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자동차 업계가 자율적으로 AEB 기술을 설치하는 방안을 정부와 합의했고 주요 자동차 업체 대부분이 이를 이행했지만 정부가 요구한 성능 기준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NHTSA가 이번에 공개한 규정안은 과거보다 더 높은 성능 기준을 요구한다.
새 기준은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경우 시속 50마일(약 80km)로 달리는 차를 세울 수 있어야 하며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경우 시속 62마일(100km)에서 충돌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밤에도 보행자를 감지하고 멈출 수 있어야 한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안전벨트와 에어백처럼 생명을 구하는 이전 세대의 혁신이 안전 개선에 도움이 된 것처럼 승용차와 트럭에 AEB를 의무화하면 우리가 모두 도로에서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