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다. 고강도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자리 증가폭이 확대된 것은 물론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그러나 실업률은 다소 오르고 근로자 임금 상승 속도도 다소 느려져 통화정책의 기로에 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미 노동부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5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33만9천 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9만 개)를 크게 상회한 증가폭이다.
5월 일자리 증가폭은 지난 3월(21만7천 개)과 4월(29만4천 개)보다도 많다. 연준의 10연속 금리인상 여파와 은행 위기, 미 연방정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등 경기 불확실성이 짙어진 가운데서도 오히려 점점 일자리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는 뜻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전문사무서비스업(6만4천 개), 정부 공공직(5만6천 개), 보건의료업(5만2천 개), 레저·접객업(4만8천 개) 등에서 골고루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6%로 큰 변동이 없었다.
실업률은 3.7%로 54년 만의 최저치 타이기록이었던 4월 3.4%에서 0.3%포인트 상승했다.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3% 각각 올랐다. 4월(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4.4%)보다 0.1%포인트씩 상승폭이 둔화했다.
이날 보고서는 전체적으로 미 노동시장의 강력한 힘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내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최소한 노동시장만 보면 현재 미국의 경제는 침체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입증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6월에는 금리인상을 잠깐 쉬어가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6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리자는 매파(통화긴축 선호)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 인플레이션에 직결되는 시간당 임금 상승 속도가 조금이나마 줄었다는 사실은 동결론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이 보는 6월 동결 확률은 70% 안팎으로 노동부 발표 전과 큰 차이는 없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강력한 노동시장을 시사하는 이날 보고서와 전날 밤 미 상원의 부채한도 합의안 통과에 힘입어 0.5% 이상 상승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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