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소아응급실…이런데도 애 낳으라고?

입력 2023-06-11 09:35   수정 2023-06-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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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병원 곳곳이 야간에 소아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거나 운영 시간을 단축하면서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소아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한 병원은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소아응급실 야간 진료를 중단했고 이대목동병원도 외상 환자가 아닌 소아 응급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한강성심병원 응급실은 화·목·토·일에만 야간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한다. 동탄성심병원 응급실은 아예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중단했다.

국내 첫 아동전문병원이었던 서울 용산구 소재 소화병원은 근무 의사 부족으로 이달부터 휴일 진료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이 때문에 부모들끼리 야간에 운영하는 소아응급실 리스트를 '족보'처럼 만들어 공유하고,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등을 참고해 갖고 있던 목록을 업데이트해 두고 있다.

부모들은 '진료 시간을 정해놓으면 응급실이 아니지 않느냐' '애가 요일과 시간을 골라가며 아프냐'고 토로하며 애를 태우고 있다.

병원 쪽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등 인력난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초로의 교수까지 당직에 동원해도 필요한 인력을 채울 수 없어 소아응급실 운영 중단·축소밖에는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내 주요 병원 관계자는 "적은 인원으로 운영해보고자 당직을 돌리고 돌려도 더는 버틸 수가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소아응급실 운영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인력 부족이 해소돼야 해결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력 운용에 숨통이 트인다면 소아응급실 야간 진료를 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나날이 하락하는 추세다. 전국 수련병원의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 80%에서 2020년 74%, 2021년 38%, 2022년 27.5%, 2023년 16.6%로 급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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