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커지는 ‘D의 공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증가?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중국에서는 여러 경제 지표들이 발표됩니다. 또, MLF 금리 역시 발표되는데요. 서방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지만, 지구 반대편 중국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의 앞 알파벳인 D를 따서 ‘D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고요. 따라서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기준금리 인하설이 등장한 배경과 함께 관련 전망을 체크해보시죠.
중국 6대 국유은행. 지난 8일부터 위안화 예금 금리를 인하했는데요. 작년 9월에도 예금 금리 인하에 나선 바 있는데, 1년 사이에 두 번째로 위안화 예금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어제는 중국 시중 은행들이 국유 은행에 이어 예금 금리를 인하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코로나19 봉쇄 기간 막대한 양의 저축이 은행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현재 중국 내에서 소비 심리는 위축된 상태인데요.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이 지갑을 열기보다는 불확실성에 아직 저축을 선호하고 있는 겁니다. 예금 금리를 낮춘다면 저축의 혜택이 줄어들기 떄문에 결국 소비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압박도 줄어들 수 있는데요. 어제 시중 은행도 예금 금리 인하에 나섰다는 소식에 닛케이 아시아 등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특히 금리 인하 발표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는데요.
여기에 앞서도 언급했지만, 최근 나온 경제 지표들이 ‘D의 공포’ 즉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주 5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됐는데요. 전년 동월 대비 4.6%, 전월 대비 0.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 흐름을 보인 건데요. 전년비 기준으로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고요.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요.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에 그쳤고요. 중국의 5월 수출은 감소 폭이 3개월 만에 커졌습니다. 곳곳에서 물가 하락을 경고하며, 중국 경기 우려에 기름을 부은 모습이죠.
중국 정부. 지난 5월, 사실상 기준금리인 LPR을 9개월 연속으로 동결했습니다. 앞서도 살펴봤듯 경기 부양에 대한 요구가 있었지만, 동결에 나섰는데요. 금리를 인하할 경우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커져 달러 유출이 심해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이고요.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현금이 실물 경제로 흘러 들어가지 않는 일종의 유동성 함정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이냐 혹은 정책 유지냐를 두고 딜레마를 겪고 있는데요.
이번 달에도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향방을 두고 시장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이전보다 부각 받고 있는데요. 어제 노무라는 중국 인민은행이 이르면 이번 주에 정책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중기유동성지원창구 즉 MLF 금리를 0.1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봤고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역시 비슷하게 이번 달 MLF 금리 인하를 전망했습니다. 경기 둔화 가능성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MLF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거란 건데요.
잠시 중국 기준금리 구조를 짚어보고 넘어가 볼까요. 앞서 노무라가 언급한 MLF 금리는 인민은행이 시중 금융 기관에 공급하는 정책 자금의 금리입니다. MLF 금리를 낮추면 금융 기관의 이자 부담이 완화되고, 은행들은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대출 이자 등을 낮추게 되는데요. 그럼, 결국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는 효과 있겠죠. LPR은 18개 주요 은행의 최우량고객들의 대출금리 평균치인데요. 사실상 기준금리로 불리고 있습니다. 통상 MLF 이자를 조절하면 LPR이 따라 움직이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요. 노무라는 이번 주 인민은행이 MLF 금리를 내리고, 이어서 LPR을 같은 폭으로 인하하리라 본 겁니다.
한편, 중국 정부가 금리를 동결할 거란 전망도 아직 만만치 않습니다. 무디스는 부채 비율이 높아 중국 정부가 포괄적인 경기 부양 정책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고요. 스탠다드차타드는 중국 정부가 기존에 정한 성장률 목표치인 5%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 역시나 금리 인하 등 광범위한 경기 부양책 발표 가능성은 작다고 봤습니다. 여기에 앞서 짚어본 위안화 가치 하락과 유동성 함정을 아직 우려하고 있는 시각도 있는데요.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가 간접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좀 더 중도적인 분석도 있는데요. 특히 로이터는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는데요. 지급준비율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현금 비율을 의미합니다. 중국은 올해 4월 지급 준비율을 인하한 바 있는데요. 지준율을 인하하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현금이 줄어 시중은행의 대출 여력은 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가 중국 경제에 있어 중요합니다. 15일인 목요일에는 산업생산, 소매 판매 등 실물 경기 지표뿐 아니라 MLF 금리가 발표됩니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만큼, MLF 금리 향방에 관심이 갑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