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미국 증시 급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BofA는 미국 증시가 강한 투자심리를 바탕으로 상반기에는 랠리를 지속했지만 하반기에는 증시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마이클 하트넷 BofA 수석 전략가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올해 증시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바라봤다며 자신의 상반기 전망이 틀렸음을 인정했다.
하트넷은 자신의 증시 전망이 틀린 배경으로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그는 우선 미국 경제가 뜻밖의 '골디락스(Goldilocks)' 상황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골디락스는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뜻하는 단어로 지난 5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월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바 있다.
또한 지난 3월 발생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여파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정됐고,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관련주들이 급등하며 증시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대폭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반기와 다르게 하반기에는 다른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증시가 지난 2000년 닷컴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며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됐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하반기 증시 상황을 악화시킬 세 가지 조건을 설명했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 지속을 통해 시장에 공포를 다시 주입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치가 5.60%로 상향 조정되며 연준이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음이 시사된 바 있다.
하트넷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최대 6%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지속될 경우 미국의 국채금리도 동반 상승해 증시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여파로 미국의 실업률이 기존 3.7%에서 4% 위로 넘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S&P500 지수가 9월 4일(현지시간) 노동절 전까지 100~150포인트 정도 상승할 수 있지만 반대로 300포인트까지 빠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당분간 추격 매수를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BofA 수석 전략가 역시 올해 S&P500 지수 전망치를 4,300으로 제시하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는 16일(현지시간) S&P500 지수 종가 대비 약 3% 낮은 수준이다.
이날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37% 하락한 4,409.59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CNBC)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