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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어려지는데…보험료도 인하되나요? [슬기로운 금융생활]

장슬기 기자

입력 2023-06-24 07:00   수정 2023-08-25 14:50

'만 나이' 통일해도 보험나이는 별도 적용
연금 수령시기는 이미 만 나이 적용


오는 28일부터 전 국민이 어려진다!

드디어 다음 주부터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됩니다. 전 국민이 공식적으로 한 살, 생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 두 살씩 어려지는 효과를 보게 되죠. 당장 체감상 나이가 줄어든다는 생각에 설레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만 나이 통일법 시행은 금융권에도 영향을 줄까요?

◆ 보험은 '보험나이' 별도 적용

금융권에서 나이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상품은 무엇일까요, 바로 보험입니다. 보험의 경우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연령별로 다르고, 보험료 인상이나 인하 폭도 연령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그 어떤 상품보다 '나이'가 중요한 금융상품입니다.

특히 건강보험의 경우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입해야 저렴하다는 말까지 있는데, 만 나이가 적용되면 내 보험료는 인하되는걸까요? 아쉽게도 아닙니다. 우리가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인식하는 나이는 '만 나이'로 바뀌지만 보험은 생일 전후 6개월을 기준으로 하는 일명 '보험나이'가 예외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보험나이는 계약일 현재 실제 만 나이를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이면 끝수를 버리고, 6개월 이상이면 반올림해 1년으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1991년 5월 1일이 생일인 사람이 2023년 3월 1일에 보험을 가입하려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사람의 3월 1일 당시 나이는 만으로 계산했을 때 31년10개월입니다. 끝수인 개월 수가 6개월 이상이기 때문에 보험나이는 32세가 되는 방식입니다.

이 때부터 보험나이 32세에 적용되는 보험료를 내고, 계약일 1년 뒤인 2024년 3월 1일에 보험나이 33세가 되는 거죠. 최초 계약일로부터 1년마다 돌아오는 날에 나이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는 개념입니다. 결론적으로 만 나이 통일법이 본격 시행돼도, 보험나이가 별도로 적용되는 보험료는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 계약 불리함 최소화하기 위한 '보험나이'

그렇다면 보험나이는 왜 통일된 만 나이 셈법을 적용하지 않고 별도의 복잡한 기준 적용을 유지하는 걸까요. 이는 보험상품 계약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보험계약은 1년 중 어느 시기나 가입이 가능한 상품입니다. 때문에 보험료를 일단위로 계산하면 셈법이 매우 복잡해지겠죠. 만약 가입자의 생일을 기준으로 한 만 나이로 보험료를 산정한다면, 생일이 4월30일인 가입자와 5월2일인 가입자가 모두 5월 1일에 보험에 가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생일이 며칠 차이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한 쪽은 만 나이가 바뀌어 보험료가 비싸지는 불리함을 겪게 됩니다.

이 같은 불리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명보험과 질병·상해보험(손해보험), 실손보험 표준약관에서 '6개월 이후 반올림'의 보험나이 적용을 규정하고 있는 겁니다.

다만 법규에서 나이를 특정하거나, 개별약관에서 나이를 별도로를 정하는 경우 등은 보험나이가 예외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법 제732조 '15세 미만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 등의 규정은 법규에서 지정한 나이를 그대로 적용합니다.

◆ 연금 수령시기는? 이미 '만 나이' 적용 중

보험료에 이어 나이와 밀접한 금융상품을 꼽으라면 연금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수령시기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하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민연금 수령 시기는 만 나이 제도 시행으로 인해 늦어지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국민연금에서 정한 나이가 '만 나이'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가입은 만 18세 이상 만 60세 미만 국민으로,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웠다면 수급 연령이 됐을 때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출생연도에 따라 지급이 시작되는 나이는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만 나이 시행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이를 비롯해 정년퇴직, 노령 및 기초연금 등도 대부분 이미 만 나이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수령 시기에는 변동이 없습니다. 신용카드 발급 역시 애초부터 만 나이가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는 만큼 기존대로 '민법상 성년인 만 19세 이상'부터 발급이 가능합니다.

★ 슬기로운 TIP

복잡하고 어려운 보험나이,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일반적으로 보험은 나이가 증가할수록 질병이나 사고 발생확률이 높아진다고 판단해 보험료가 비싸집니다. 때문에 만 나이 기준으로 6개월이 경과하기 전(즉, 보험나이가 1세 증가하기 전)에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시점으로 태어난지 39년4개월이 된 A씨가 보다 싸게 보험에 가입하려면 '39년6개월'이 되는 시점 전에 보험에 가입해야 보험나이 39세 보험료를 적용받을 수 있는 겁니다. 현재보다 2개월이 지난 뒤에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나이는 40세가 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청약시 나이를 잘못 기재한 경우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않고도 나이를 정정할 수 있습니다. 이때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하거나 반환받는 금액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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