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마지막 일주일을 보내며 투자 자산별 상황을 점검하고 하반기를 예측해 봅니다.
두 번째 시간,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채권' 동향 증권부 신재근 기자와 짚어 보겠습니다.
신 기자, 올 상반기 개인들이 채권을 어마어마하게 사들이고 있죠?
<기자>
개인 투자자는 올초 이후 이달 26일까지 채권을 20조 원 가까이 순매수했습니다.(18조7,633억 원)
이는 상반기만 놓고 봤을 때 지난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인데요.
지금 추세라면 아직 올해가 절반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작년 개인의 전체 채권 순매수 규모(20조6,113억 원)를 추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채권 유형별로는 국채(7조 원)가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회사채(4.6조 원)와 금융채(4조 원) 등이 10조 원 가까이 차지했습니다.
채권형 ETF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졌는데요. 개인은 상반기에만 채권형 ETF를 8천억 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앵커>
개인들이 공격적으로 채권 투자에 나서고 있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채권 가격이 오르기 전 선제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금리와 채권은 반대로 움직이죠.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은 오르는 식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것은 곧 채권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말과 같기 때문에 향후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을 기대하고 채권을 사들인 겁니다.
한 채권 투자자는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 시 채권 투자 성과가 좋을 것 같아서 조금씩 분할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미국이 연내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란 신호를 주고 있지 않습니까? 채권투자자에게는 예상치 못한 악재 아닌가요?
<기자>
당초 예상과 달리 미국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최대 두 차례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원래 올해 상반기 중 금리 인상을 멈추고, 하반기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높은 물가 수준이 지속되면서 예상이 보란듯이 빗나간 겁니다.
이로 인해 시장 금리도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연 3%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열린 FOMC 이후 3%대 후반으로 뛰었습니다.
미 연준이 향후에도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시장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겁니다.
이 영향으로 최근 한 달간 국내 상장된 전체 채권형 ETF의 평균 수익률은 0.23%에 그쳤고, 3개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0.85%)를 기록 중입니다.
앞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현실로 다가올수록 시장 금리 변동성 역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시장은 언제쯤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합니까?
<기자>
증권업계는 미국의 경우 내년 초, 한국은 올해 4분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 연준의 긴축 효과가 3분기 중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이후 완만한 경기 침체를 거쳐 물가가 잡힐 것으로 본 건데요.
그렇게 되면 채권 가격의 바닥은 하반기가 될 것으로 다수의 채권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때문에 단순히 채권 자본차익만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하반기 채권 투자의 기회를 또다시 얻는 셈입니다.
경기 회복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회사채보다는 국채가 유망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변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죠. 만약 연준이 금리를 빠른 시일 내에 인하하지 않으면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기자>
자산운용업계는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만기매칭형 ETF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만기매칭형 ETF는 시장금리 변동에 관계없이 만기까지 보유하면 투자 당시 정해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할 당시 금리가 연 5%라고 하면 이후 시장금리가 4%, 3%로 하락하더라도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에 연 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겁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만기도 6개월에서 1년 남짓으로 짧고, 지금처럼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더불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안과 최근 몇 년 동안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액을 늘려온 사모채권(Private Debt)시장의 과열에 따른 후유증 가능성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변수입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근간인 CMBS(상업용부동산 저당증권)와 사모채권의 부실이 급증할 경우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질 수도 있고, 우량채권과 비우량채권 사이에 양극화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확신보다는 다양한 변수에 귀를 기울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