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란 사태' 해결을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바그너 용병들을 공개적으로 초청해 군사훈련을 요청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벨라루스 국영 벨타 통신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벨라루스 독립기념일 연설을 통해 "안타깝게도 바그너 용병들은 아직 여기에 없다"며 "내가 요청한 대로 만일 바그너 교관들이 와서 전투 경험을 전수해준다면 이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다가 당일 저녁 전격 철수를 결정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다. 당시 루카셴코가 물밑에서 대화를 주선한 덕에 프리고진이 벨라루스행을 택하는 대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그와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사태가 일단락됐다.
용병들은 러시아에 남든지 벨라루스로 가든지 선택지가 주어졌는데, 전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벨라루스 군기지 내에 텐트가 250∼300개가량 새로 설치된 것으로 확인돼 다수가 이미 이동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들에 대해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들이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다"며 "이들은 정상적인 문명을 세우기 위해 세계에 맞서 싸운 사람들이고, 서방으로부터 철저히 미움을 샀다"고 옹호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을 겨냥한 공격의 또 다른 거점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을 두고 CNN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바그너 용병 초청을 암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 반란 사태가 종결되고 사흘째 되는 날인 지난달 27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프리고진은 회군을 결정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현재까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벨라루스 입국 전날 "우리는 불의로 인해 행진을 시작했다"며 자신을 정당화하는 음성 메시지를 낸 것이 전부다.
(사진AP 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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