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정유회사들이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면서 달러화 대신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기 시작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구입 대금을 달러화로 지불하기 어려워지면서 인도 정유사들이 위안화 결제로 전환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인도 정부 소식통은 "일부 정유사들은 은행들이 달러화로 결제를 진행하려 하지 않는 경우 위안화 같은 다른 통화로 지불하고 있다"고 언급, 인도 정유사들의 위안화 결제 사실을 확인했다.
국영 인도석유공사(IOC)가 지난달 인도 정유사 가운데 처음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위안화 결제에 나섰다고 정통한 소식통 3명이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IOC는 5월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로부터 수입한 원유 대금을 인도 최대 은행인 국영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를 통해 달러화로 지불하려 했으나 SBI로부터 거절당했다.
해당 원유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해운회사의 유조선으로 운반됐는데, 이 회사가 유럽연합(EU)과 영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국영 선사 소브콤플로트와 연계돼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IOC는 지난달 민간은행인 ICICI 은행과 중국 국유 상업은행인 중국은행(BOC)을 통해 로스네프트와의 거래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했으며, 이후에도 이런 식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위안화 결제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민간 정유사 역시 같은 메커니즘을 사용해 위안화 결제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 2명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나야라 에너지, HPCL-미탈 에너지 등 인도 민간 정유사 세 곳 가운데 최소 두 곳이 러시아산 원유를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도의 또 다른 국영 정유사 바라트석유공사(BPCL)도 러시아산 원유의 위안화 결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석유 시장에서는 그동안 달러화가 주거래 통화였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아 달러·유로화 금융 네트워크에서 배제되자 위안화가 그 틈을 파고들어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