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넘는 차량 인도 실적을 발표했지만, 생산량도 전보다 크게 늘면서 재고가 쌓이는 문제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테슬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47만9천700대를 생산했고, 46만6천140대를 인도했다. 생산량이 인도량보다 1만3천560대 더 많았다.
앞서 1분기에는 44만808대를 생산하고 42만2천875대를 인도해 생산량이 인도량을 1만7천933대 초과했다.
2분기 인도량이 1분기보다 4만3천265대 늘어난 동시에 생산량 역시 3만8천892대나 증가한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모델3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수개월간의 무료 급속 충전서비스 등 판촉 행사를 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10∼20%의 가격 인하를 단행한 데 더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최대 7천500달러(약 977만원)의 연방 세금 공제 혜택까지 받게 되면서 판매량이 늘었지만, 갈수록 쌓이는 재고 해결이 큰 과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이날 보고서에서 "테슬라는 올해와 내년에 가격을 더 낮추거나 판촉 활동을 늘릴 필요가 있는데, 이는 점진적으로 수익을 압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의 모델 라인을 간소하게 구축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이 비용 절감과 공급망 안정 등으로 생산의 효율성을 가져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수요의 한계에 부딪히는 양상이라고 이날 분석했다.
테슬라는 전체 판매량의 97%를 모델Y(SUV)와 모델3(세단)에 의존하고 있는데, 두 모델이 각각 3년 전과 6년 전에 출시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시장 수요를 계속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테슬라는 '하이랜드'와 '주니퍼'라는 코드명으로 모델3와 모델Y의 새로운 버전을 개발 중이지만, 언제 출시될지는 불투명하다.
또 신차를 생산하려면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중국, 독일, 텍사스에 있는 공장에서 조립 공정 등 생산설비를 새롭게 바꿔야 해 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블룸버그는 "더 큰 성장을 바라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테슬라가 가격 인하와 신차 개발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4월 머스크를 언급하며 "그가 배우게 될 것은 제품의 신선함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팔리 CEO는 머스크가 과거 포드의 전략을 따라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포드가 모델T의 유일한 색상으로 검은색을 고집하다가 새로운 색의 모델을 내놓는 데 "10년이 걸렸다"면서 이런 포드의 역사는 경각심을 일깨운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