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우주발사체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가 검증된 재사용 로켓과 저렴한 비용으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으며, 위성 사업자와 정부 기관이 갈수록 이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맥다월이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우주 발사장에서 진행된 고객 의뢰 우주로켓 발사 가운데 66%가 스페이스X의 로켓에 실려 올라갔다.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는 88%가 이 회사 로켓을 이용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스페이스X는 올해 상반기에 21회의 외부 고객 우주로켓 발사를 담당했는데 이는 전체의 64%에 해당한다고 WSJ은 전했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를 위한 발사와 정부 자체 발사 임무 등은 제외한 수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침공 전쟁이 스페이스X에는 사업 기회가 됐다.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위성통신 회사 원웹은 소유즈를 사용하다 스페이스X의 주력 로켓 팰컨9로 갈아탔고, 지난 1일 발사된 유럽우주국(ESA)의 우주망원경 유클리드도 팰컨9를 이용했다.
항공사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합작법인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 프랑스 위성발사 기업 '아리안스페이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등 경쟁업체의 차세대 로켓이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점도 스페이스X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ULA의 벌컨, 블루오리진의 뉴글렌, 아리안스페이스의 아리안6 등은 수년째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발사되지 않았으며, 이들 회사의 구세대 로켓은 단계적 폐기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민간 위성 사업이 팽창하면서 발사 수요가 공급을 웃돌게 되면서 우주로켓 발사 비용은 갈수록 치솟고 있다
현재 스페이스X의 팰컨9 기본 발사 비용은 1회에 6천700만달러(약 880억원), 대형 로켓인 팰컨 헤비는 9천700만달러(약 1천270억원)다. 두 로켓의 발사비용 모두 지난해 인상됐다. 스페이스X는 여러 위성을 하나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하는 '승차공유' 프로그램 가격도 2년 전의 1㎏당 5천달러(약 650만원)에서 최근 6천500달러(약 850만원)로 올렸다.
토니 브루노 ULA 최고경영자는 지난 3월 업계 행사에서 지난 30년간 공급 과잉 상태이던 우주 발사체 시장이 "역사상 처음으로 공급부족 상황을 맞이했으며 이는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치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우주로켓 발사 시장은 지난해 약 80억달러(약 10조4천56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2025년에는 130억달러(약 16조9천91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팰컨9과 팰컨 헤비를 모두 61차례 쏘아 올린 스페이스X는 올해 발사 목표를 대폭 늘린 100차례 이상으로 잡아놓고 있다.
머스크도 최근 트위터에서 이뤄진 우주사업 관련 채팅에서 "우리는 경쟁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발사 실패가 없을 경우 올해 지상에서 궤도로 발사된 화물 질량의 80%를 스페이스X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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