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204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초안이 발표된 7일 전문가와 시민들은 이 계획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는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광역도시계획 초안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전문가 토론과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열었다.
서울연구원 이주일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광역도시계획 초안에는 GTX-E·F 노선 등 신규 철도망의 조속한 확정, 주요 도로 지하화, 산줄기와 한강·서해뱃길 등을 중심으로 한 생태공간 복원, 신성장 비즈니스 벨트 구축 등이 담겼다.
이 위원은 "인구 2천600만명이 거주하는 수도권의 미래상을 '살기 좋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상생·통합의 수도권'으로 설정한 뒤 이를 실현하기 위한 10대 핵심 과제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광역도시계획을 추진할 기구가 없는 점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물량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우명제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런 계획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라는 거버넌스의 문제가 있다"며 "투표로 뽑힌 지자체장들이 모여서 이 계획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고 집행력과 재정권을 갖는 거버넌스와 이러한 거버넌스를 꾸릴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영환 전 청운대 교수는 "인천은 그린벨트 해제 물량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 이번 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인천의 내부 공간을 합리적으로 정비하기 위해서는 꼭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김현수 단국대 교수는 "계획에 반영된 철도망 등이 연결되면 서울의 인구는 더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올 텐데 그렇게 되면 통근의 장거리화가 예상되고 이는 제1이슈로 다뤄야 할 문제"라며 "꼭 서울로 통근하지 않더라도 살아갈 수 있는 미니판교 등의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방청객들은 경기국제공항 건설, 탄소중립 방안 등도 광역도시계획에서 다룰 것을 요구했다.
화성시민 A 씨는 "경기남부권에 거주하는 760만명과 국가핵심산업인 반도체의 물류 운반을 위해 국제공항이 매우 중요한데 계획 초안에서 빠져 있으니 꼭 다뤄달라"고 말했다.
방청객으로 공청회에 참석한 김대순 안산시 부시장은 "기후변화, 탄소중립이 화두인 만큼 이런 부분이 다뤄져야 하고 수도권광역도시계획과 수도권정비계획 사이의 관계 정립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광역도시계획 초안 작성에 참여한 이주일 위원과 경기연구원 장윤배 선임연구위원, 인천연구원 이종현 선임연구위원, 국토연구원 김중은 연구위원은 전문가와 시민 의견 중 가능한 부분은 광역도시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오병권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수도권은 도쿄권, 뉴욕권 등에 이은 세계 5위의 대도시권으로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해서 대한민국의 성장판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경기도와 서울, 인천이 협력해서 이번 계획을 마련했는데 시도 간의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 국가발전의 기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204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안' 공청회 유튜브 중계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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