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쏟아낸 엽기 콘텐츠...검열 직원 '트라우마'

입력 2023-07-24 16:46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다양한 활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AI가 쏟아내는 부적절한 콘텐츠들을 걸러내는 저임금 근로자들이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이런 일자리가 인건비가 낮은 케냐 등에 집중되고 있으며 노동자들이 폭력적이고 괴기스러운 내용을 계속 접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케냐 노동자들을 고용해 온라인상에서 확보하거나 AI가 만들어낸 수많은 콘텐츠 가운데 폭력·자해·강간·참수와 같은 부적절한 내용을 검토·분류해왔다.

소셜미디어 업체들은 AI 열풍 이전에도 부적절한 이용자 게시물을 걸러내왔는데, 챗GPT 흥행 이후 이 작업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인터넷에 있는 엄청난 양의 디지털 문서를 학습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구동되는 챗봇은 유해 콘텐츠를 무작위로 제작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오픈AI의 경우 이 업무에 1천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다른 기업들도 콘텐츠 피드백 업무에 많게는 연간 수천만 달러를 쓰고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문제는 이 업무가 "최악의 근무 경험이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힘든 작업이라는 것이다. 한 직원은 폭력 관련 게시물을 읽고 분류하는 업무를 맡은 후 악몽에 시달리고 성격도 변했다고 호소했다.

결국 200명에 가까운 케냐 노동자들은 이러한 업무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겼다면서 페이스북을 고소했고, 케냐 법원은 지난달 메타에 계약직 직원의 처우에 관한 법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마티아스 코먼 사무총장은 최근 AI 발달에 따른 긍정·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있다면서 "노동자들은 업무에 AI를 쓴 뒤 업무 강도가 올라갔다고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OECD 보고서에 따르면 AI 이외 분야의 전문가들은 AI 사용으로 업무는 늘었지만 임금 인상 효과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CNN은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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