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의 상호와 로고를 'X'로 변경한 가운데 MS, 메타 등 기존 업체들의 'X' 상표등록 건수가 수백개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향후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상호를 'X'로 바꾸고 기존의 파란새 모양 로고 대신 검은색 바탕의 흰색으로 표시된 알파벳 'X'를 새 로고로 넣었다.
하지만 'X'가 이미 상표로 널리 사용되고 있어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데다 자신들도 이 브랜드를 보호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시 거벤 상표권 전문변호사는 다양한 산업에서 'X'를 사용하는 상표등록 건수가 거의 900건이나 된다면서 "트위터가 누군가로부터 소송을 당할 확률은 100%"라고 말했다.
특히 빅테크 업체들 사이에서 X가 이미 인기 절정의 알파벳이라는 점이 문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03년부터 비디오게임 엑스박스(Xbox)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X'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트위터 경쟁사인 메타플랫폼(이하 메타)도 소프트웨어와 소셜미디어 등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파란색과 흰색을 사용한 문자 'X' 상표를 2019년 등록해 놓았다.
브랜드의 이름, 로고, 슬로건 등을 보호하는 상표권 소유자는 다른 브랜드가 소비자의 혼동을 야기할 경우 상표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으며, 침해 사실이 확인되면 금전적인 손해배상부터 사용 중지까지도 가능하다.
다만 거벤 변호사는 메타와 MS는 트위터의 X가 자신들이 구축한 브랜드 자산을 침해한다는 위협을 느끼지 않는 한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메타와 MS, 트위터 등 3개 사는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메타는 앞서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변경하면서 지난해 메타캐피털과 가상현실 회사인 메타엑스가 제기한 상표권 소송을 당했다. 또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기호(∞) 모양의 로고와 관련한 소송에서도 합의해야 했다.
법률회사 러브앤드러브의 더글러스 매스터스 상표권 전문 변호사는 "단일 문자, 특히 'X'처럼 상업적으로 인기 있는 문자를 보호하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트위터의 상표권 보호 대상은 자신들의 X 로고와 매우 유사한 그래픽에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고에 별다른 특징이 없어 보호범위가 매우 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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