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기업의 호실적과 고용지표 둔화에도 불구, 투자자들이 이를 차익실현 기회로 삼아 하락 마감했다.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 발표 속에 노동시장 과열이 완화되는 추세가 드러났지만, 임금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투심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장초반 오름세를 보였던 주가는 오후 들어 변동성이 커졌다.
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0.27포인트(0.43%) 하락한 35,065.6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86포인트(0.53%) 떨어진 4,478.0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0.48포인트(0.36%) 밀린 13,909.24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3거래일 연속 떨어졌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번 주 다우지수는 0.97%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27%, 2.85% 떨어졌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애플 매출이 세 분기 연속 줄고,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 매출이 모두 줄어든데다 경영진이 다음 분기에도 매출이 줄어들 것을 시사하면서 주가는 5% 가까이 하락했다.
아마존은 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돈 데다 분기 매출이 11%가량 늘어나며 여섯 분기 만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음 분기 매출도 시장의 기대를 웃돌아 아마존의 주가는 8% 이상 올랐다.
전기트럭 업체 니콜라는 실적 부진과 마이클 로쉘러 최고경영자(CEO)의 사퇴 소식에 주가가 26.4% 급락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S&P 500 기업의 약 84%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그중 80%가 월가의 기대치를 웃돌았다.
미국의 고용은 둔화 추세를 유지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고용은 18만7천명 증가해 시장이 예상한 20만명 증가를 밑돌았다. 이 수치는 지난 1년간의 월평균 수치인 31만2천명을 크게 밑돈 것이다.
다만, 7월 실업률은 3.5%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고, 임금 상승률이 4.36%로 전월의 4.35%와 시장 예상치 4.2%를 웃돌아 임금발 인플레이션 압박은 여전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지표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동결할 정도로 충분한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국채금리는 고용 지표 발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3bp가량 떨어진 4.04% 근방에서, 2년물 국채금리도 12bp가량 밀린 4.76% 근방에서 거래됐다. 30년물 국채금리는 9bp가량 떨어진 4.20% 근방에서 움직였다. 최근 장기금리 오름세가 주식 매도를 부추겼는데, 이날 장기 금리 하락세에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월가 안팎에선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물가를 낮추는 '골디락스' 상태로 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골디락스 경제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로, 경제가 성장세를 보이면서도 물가 상승은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3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을 종전 전망치인 0.5%에서 2.5%로 상향 조정하며 경기 침체 전망을 철회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조정된) 성장세를 고려할 때 우리가 이전에 전망했던 것처럼 경제가 이르면 다음 분기 약한 수축 국면에 빠질 정도로 성장 모멘텀을 잃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 투자오피스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모델 포트폴이오 구축 팀장은 "고용 수치가 계속 둔화한다면 연준이 덜 매파적으로 이동하기가 쉬워진다"라며 "(다만 이는) 동전의 양면이다. 노동시장이 너무 많이 둔화하면 침체 우려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크리스토퍼 하비는 다음 주 나올 소비자물가가 금리 전망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 예상보다 강한 물가 수치가 나올 경우 연준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바꾸고, 연준의 인식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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