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흥행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가 주목 받으며 수많은 관련 기업이 나오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사업모델을 만들지 못하면 또 하나의 버블에 그칠 수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자체적인 챗봇 모델을 내놓고 있다. 또 AI 스타트업들에 수십억 달러의 벤처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으며, 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실적발표 시 AI를 신성장 분야로 내세우고 있다.
이제는 모든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위해 자신들의 사업을 AI 기술과 엮으려 하는 상황이지만 생성형 AI가 언제·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혹은 수익을 창출할 수는 있을 것인지도 아직 불분명한 상태라고 WP는 전했다.
생성형 AI 시스템을 구축·운영하려면 특화된 반도체, 데이터 서버, 숙련된 엔지니어 등이 필요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그런 만큼 제대로 된 사업모델 없이는 성공이 더욱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챗GPT마저 최근 사용이 둔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벤처자본 회사 섹션32의 앤드루 해리슨 CEO는 "결국 가장 중요한 점은 AI가 비싼 소프트웨어일 뿐이라는 점"이라면서 "(지금보다) 10배 이상 나은 뭔가를 하지 못하면 저이윤 소프트웨어"라고 밝혔다.
챗GPT의 월간 사용자 수가 출시 3개월 만에 1억명에 이르고 있다는 투자은행 UBS의 올해 초 보고서가 화제가 됐지만, 이는 웹사이트 방문자 숫자를 가리키는 것이었을 뿐 공식적인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아니었다고 WP는 지적했다. 오픈AI 측은 챗GPT의 MAU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구글도 자사 챗봇인 바드 MAU를 비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매출 감소 등 악재를 맞았던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은 올해 들어 AI 덕분에 평가 가치가 올라갔고 CEO들도 실적발표 때 AI에 대해 강조했지만, 정작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지 구체적 내용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마존 앤디 재시 CEO는 3일 "(생성형 AI 발전 정도는) 마라톤에서 몇 걸음 뛴 정도"라면서 "정말 초기이고, 대다수 업체가 여전히 어떻게 접근할지 따져보고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단기적으로는 생성형 AI에 쓰이는 반도체 부족이 큰 문제라고 미 CNN방송은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에게 그래픽처리장치(GPU) 부족이 잠재적으로 AI 분야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을 거론했다.
무디스 투자서비스의 라지 조시는 업계에서 AI 수요로 '(반도체를 빨아들이는) 거대한 흡입음'이 나고 있다면서 "수요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늘어날지 누구도 모델화할 수 없다. 반도체업계가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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