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가 감리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볼 예정입니다.
건축물 부실시공의 근원적 책임이 감리에 있다고 보고, 현실성있는 감리 제도 운영을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전효성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9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설현장에서 감시자 역할을 해야할 감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감리업체들이) 감리 용역을 따오는데만 혈안이 돼 있지 따온 돈에 상응하는 일을 안 하고 있다…]
실제, 부실한 감리 관행은 붕괴사고 현장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검단 주차장 붕괴 현장에선 철근이 빠졌지만 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콘크리트가 뜯긴 화정 현장의 감리는 '시공 품질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낼 정도였습니다.
업계에선 이처럼 부실한 감리의 원인으로 감리 독립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구조를 지적합니다.
감리는 건설현장 전반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지만, 이에 들어가는 비용은 발주처가 부담하다보니 감리단으로서는 발주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감리를 둘러싼 '전관'도 다수 확인됐는데, 시공 품질이 불량한 무량판 단지 15곳 중 8곳이 LH 퇴직자가 감리로 재취업한 회사였습니다.
이같은 불합리한 감리 관행을 근절할 대안으로는 '공공감리'가 꼽힙니다.
지금처럼 발주처가 감리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 아닌, 지자체 같은 허가권자가 직접 감리계약을 맺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감리단은 발주처로부터 독립성 확보가 가능해져 현실성 있는 현장 감독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실제 김헌동 SH 공사 사장은 숙련된 감리사에게 SH가 직접 대가를 지급하는 '서울형 감리' 제도 도입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서진형 /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 공공감리 제도를 채택하게 되면 감리 회사가 독자적인 판단 기준에 따라서 철저한 감리를 할 수 있어서 건축물의 하자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한편, 오늘 원희룡 장관 주재로 열린 대책마련 회의에서는 LH 무량판 아파트 10곳이 전수조사에서 누락된 것이 확인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원 장관은 "LH가 작업 현황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존립 근거가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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