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권에서 수백억 원대 횡령과 고객 개인정보 도용 등 연일 심각한 금융사고가 터지고 있습니다.
부실한 내부통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런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CEO까지 문책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데, 변수는 이 법안을 처리해야 할 국회 정무위원회가 현재 개점휴업 상태라는 점입니다.
서형교 기자입니다.
<기자>
“내부통제 제도 개선을 통해 금융권의 대(對)고객 책임성을 높인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당시 내걸었던 국정과제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내부통제 제도 개선 TF(태스크포스)’를 꾸렸고, 올해 6월 개선 방안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당국의 발표 이후에도 횡령(BNK경남은행)과 미공개정보이용(KB국민은행), 불법 계좌 개설(DGB대구은행) 등 은행권에선 대규모 범행이 연달아 터져 나왔습니다.
내부통제 강화 방안이 아직 시행되지 않은 채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안은,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사전에 기재하는 '책무 구조도'를 도입하는 게 핵심.
임원이 본인의 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경우 해임 요구나 직무 정지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CEO를 비롯한 모든 임직원이 내부통제에 강한 책임감을 갖고 조직문화를 개선하도록 유도한다는 게 당국의 구상입니다.
당초 금융위는 “금융회사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고 충분한 준비 기간을 부여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잇따른 금융사고에 입법 작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 (내년 4월) 국회 총선하기 전에 어떻게든 입법이 되는 걸 목표로 해야죠. 조기 입법하는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법안 발의까지 통상 6개월 이상 걸리는 정부입법 대신 의원입법을 통해 법 시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입니다.
앞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부 안과 유사한 내용의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는 점에서 여야 간 의견차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법안소위가 지난달 초 이후 한 달 넘게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지목됩니다.
연이은 내부통제 실패로 금융권 신뢰가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와 정부가 법 개정에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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