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각종 악재를 직면한 가운데 중국의 고성장 시대가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이 외신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배런스는 1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세가 주춤거리고 있다는 징후가 드러나면서 중국의 경제 침체가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준금리 인하를 기반으로 한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 당국이 경제를 안정시키기 충분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 더 많은 고통이 따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매체는 중국 당국이 충분한 조처를 한다고 하더라도 안도감이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중국 당국이 금리 인하나 경기 부양을 통한 유동성 공급 등에 나서더라도 직면한 각종 문제로 인해 10여년 전의 고속 성장 시대로 회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4%를 기록한 이래 2011년 9.3%, 2012년 7.7%, 2013년 7.7%, 2014년 7.4%, 2015년 6.9% 등 7% 안팎의 높은 수치를 지속해왔다. 2016년 이후에는 성장률이 둔화하긴 했지만 6%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2020년에는 2.2%까지 떨어졌다. 문화대혁명 이후 44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3%를 기록한 중국은 올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하면서 경제 반등을 노렸다. 올해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하고 시진핑 국가주석 역시 강한 목표 달성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기대와 딴판으로 중국의 소비, 투자, 수출 모두에서 기대 이하의 지표가 나오면서 위기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설상가상으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다른 부동산 업체는 물론 중국 금융권으로도 확산함으로써 '제2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고조되고 있다.
이에 서방 주요 기관들의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월가 대형은행 JP모건체이스가 16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4%에서 4.8%로 낮췄다.
서방 매체들은 중국 경제에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16일 중국 경제를 다룬 기사에서 호주뉴질랜드(ANZ) 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해 중국의 경기 둔화는 경기순환 문제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시작되고 수출이 위축된 가운데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해있고 1조 위안(약 182조원)을 관리하는 금융 대기업 중즈그룹이 위기를 겪고 있다. 이 매체는 이 같은 악재들이 '부동산 분야 지원'과 '소비자에 대한 현금 지급' 등 시진핑 주석이 그동안 꺼렸던 두 가지 영역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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