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용 GPU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본격적으로 공급을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의 HBM 1위 재탈환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자세한 내용 정재홍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오늘 삼성전자 주가도 상당히 많이 올랐는데요. HBM 공급설에 대한 사실 확인부터 해보죠.
<기자> 반도체 수출 회복 등 호재들이 오전부터 좀 나오긴 했는데 엔비디아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HBM3 공급설이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만,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분기 그러니까 이르면 다음달 엔비디아 공급을 시작합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AMD에 대한 HBM3 인증을 완료한 것을 계기로 엔비디아 공급도 올해 4분기 중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7월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 증설 투자를 통해 내년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보하겠다는 밝힌 바 있어 고객사 확대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높아지는 AI 수요 증가로 GPU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도 공급처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엔비디아 HBM 물량은 SK하이닉스가 독점하고 있잖아요. 엔비디아 제품 공급을 시작으로 삼성전자가 다시 선두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겠네요.
<기자> 네. HBM 수요 증가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SK하이닉스를 집중 조명하는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죠.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 독점 공급한다는 사실에 근거한 건데요.
현재 SK하이닉스의 HBM 점유율이 50% 수준으로 삼성을 앞서는데,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이 본격화되면 메인 공급처 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H100'은 설계는 엔비디아가 하지만 HBM은 SK하이닉스가 공급하고 생산과 패키징은 TSMC가 마무리해 납품합니다.
자체 파운드리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최대 강점은 설계부터 제작 패키징까지 일괄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겁니다.
쉽게 말해, GPU 완성품을 제작하는 데 있어 삼성전자에게 맡기는 게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세철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리서치 본부장은 삼성전자 HBM에 대해 "내년 엔비디아 내 점유율 30%까지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다음달 공급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HBM D램이 메모리 반도체의 주력 제품으로 성장하기 까진 시간이 걸립니다.
그럼에도 HBM은 최신 DDR5 보다 가격이 5~6배 가량 높기 때문에 실적 기여가 적지 않습니다.
삼성전자가 3분기까진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4분기 D램 매출 증가로 반도체 전체 흑자전환도 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중요한 건 공급이 본격화되는 내년인데요. 전체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이에 따른 가격 변화가 중요하지만 내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10조 원대 이상으로 예상할 만큼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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