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기 귀찮네" 만리장성 뚫어버린 사람들

입력 2023-09-05 20:14   수정 2023-09-05 20:34


중국 만리장성의 일부 구간이 굴착기에 뚫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5일 북경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산시성 숴저우 유위현의 만리장성에 속하는 '32 장성'의 토성 일부 구간이 훼손됐다.

현지 공안당국은 지난달 24일 장성을 훼손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대형 굴착기로 장성을 허문 정모(38) 씨와 왕모(55) 씨 등 인부 두 명을 체포해 형사 구류하고, 훼손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들은 멀리 돌아가는 것이 번거로워 장성을 허물어 길을 냈다고 진술했다. 허물어진 장성의 폭은 차량 두 대가 교차 운행할 수 있는 규모였다.

주변에 32개 마을이 있어 명명된 32 장성은 명나라가 북방 세력의 침입을 막기 위해 유위현 화린산 일대에 흙으로 축조한 만리장성의 일부다. 토성과 봉화대가 원형을 유지, 산시성 내 만리장성 가운데 보존 가치가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32 장성은 중국 국가급 명승지로 등록됐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돼 있다.

중국은 2009년 4월 명나라가 축조한 만리장성이 서쪽 끝단인 간쑤성 자위관에서 베이징 쥐융관을 거쳐 동쪽 끝단인 압록강 변의 랴오닝성 후산성까지 8천851.8㎞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만리장성의 동단이 산해관이라는 그간의 학계 정설을 뒤집어 후산성까지 확장한 것으로 만리장성 길이가 종전보다 2천500여㎞ 늘어났다.

(사진=북경일보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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