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또다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문제로 충돌했다.
교도통신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리창 중국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한중일이 함께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개별적으로 만나 잠시 서서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이 양자 대면한 것은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의 요청으로 마련된 이 자리에서 그는 리 총리에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명확히 전하고 이해를 구했다. 기시다 총리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하지만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는 날 선 발언을 하며 상대를 비판했다.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높은 투명성을 갖고 국제사회에 정중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IAEA가 종합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에 따른 영향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하다고 기술한 점을 근거로 삼아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해양 방류를 계기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중국을 향해 "중국은 돌출 행동을 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리 총리는 일본이 '처리수'로 부르는 물을 '핵오염수'로 지칭하면서 해양 생태환경과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고 맞받았다. 이어 "일본은 국제적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며 "주변국, 이해 관계자와 (오염수 방류를) 충분히 협의해 책임감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중국은 도쿄전력이 지난달 24일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자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일본은 중국에 수산물 금수 조치 철회 등을 요구해 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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