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들이 중국 외교부에 공직자를 대상으로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린 사실에 대해 묻자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가 문제라고 비판하는 발언이 돌아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이 '중국이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것은 미국 기업의 시장 진입 제한을 시도하고 중국 업체의 발전을 촉진하려는 시도'라고 했는데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어떤 국가의 상품·서비스라도 중국의 법규에 부합하기만 하면 우리는 중국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시종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고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개별 국가가 소위 '국가 안보' 개념과 민의를 남용해 중국 기업을 탄압·억제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라고 했다.
지난 6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기관 소속 공무원 일부가 몇 주 전부터 미 애플사의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 브랜드 기기를 업무에 사용하거나 사무실에 가져오지 말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날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일부 민감한 분야의 정부 부서에 내린 '아이폰 금지령'을 국영 기업 등으로 확대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화웨이의 신제품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메이트 60 프로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SMIC가 공급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를 적용했다. 화웨이와 SMIC는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미 상무부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오른 수출규제 대상이다.
미 상무부는 고강도 제재에도 중국이 이같은 고성능 제품을 생산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가 실패했다거나, 일부 반도체업체가 규제를 위반했을 수 있다는 등 논란이 일자 7일(현지시간) 이 스마트폰의 7나노 공정 프로세서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미국 상무부의 조사 착수를 두고 '부당한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일관되게 경제·무역과 과학·기술 문제의 정치화와 '국가 안보' 개념의 남용에 반대해왔다"며 "미국은 억지스럽게 중국 기업을 탄압하면서 자유무역 원칙과 국제 경제·무역 규칙을 위반하고, 글로벌 생산·공급망의 안정을 교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국의 발전은 제재와 억제·탄압·저지가 불가능한 것이며, 이는 중국의 자립자강과 과학·기술 혁신의 결심 및 능력을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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