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 공동 개발을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과 사우디 정부가 아프리카의 주요 희토류 생산 국가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의 국영 기업이 콩고나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의 광산 지분을 인수하고, 미국 기업에 해당 광산에서 생산된 희토류를 공급하자는 것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이디어다.
희토류 확보를 위해 사우디와 손을 잡겠다는 미국의 계획은 아프리카 각국의 상황을 고려한 현실론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세계 희토류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직접 아프리카 국가에 진출해 광산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했던 미국 기업들도 적지 않았지만, 현지 정부의 부패 등 각종 이유로 벽에 부딪힌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지 관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일부 업체는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만약 사우디가 아프리카에서 광산 지분을 취득한다면 미국 기업 입장에서는 각종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계산이다.
미국은 사우디 외에도 다른 국가들과도 비슷한 방안을 논의했지만, 사우디가 가장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 생산으로 벌어들인 국부를 다양한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사우디도 해외 희토류 광산 개발에 적극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양국의 대화는 상당히 진척됐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해외 광산 개발에 150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현재 콩고와 30억 달러 규모의 합작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콩고는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70%를 차지하는 국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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