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중국을 정면 겨냥하고 나섰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한 연례 정책연설에서 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반(反)보조금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시장은 지금 값싼 중국산 전기차로 넘쳐나고 있고, 막대한 국가 보조금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불공정' 보조금 살포 정책이 시장가격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역내 시장에서 이러한 왜곡을 받아들이지 않듯, 역외에서도 이런 관행은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조사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경쟁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과징금 등 제재를 부과하는 반독점 조사와 유사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격 발표된 조사 방침은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천명한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63분가량 진행된 연설에서도 '중국'이 10차례나 언급되는 등 중국 관련 내용이 비교적 비중 있게 다뤄졌다.
그는 '공정한 경쟁의 장'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이 유럽 태양광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잊지 않았다"고 예시를 들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이제 막 출발한 많은 기업이 보조금을 받는 중국 경쟁 기업에 밀려났다"면서 "선구적 기업들은 파산 신청을 해야 했고, 유망한 인재들은 해외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제 무대에서 형평성이 매우 중요한 이유도 (개개인의) 삶과 생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EU 산업계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이 일부 국가의 '고의적인' 정책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갈륨, 게르마늄에 대한 중국 당국의 수출통제 조처를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다만 "(중국과) 협력할 수 있고 협력해야 하는 주제가 있으므로 동시에 중국과 소통과 대화의 창구를 열어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EU-중국 정상회담에서도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이 아닌 '디리스킹' 기조로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디리스킹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지난 3월 발표한 새로운 대중 전략으로, 중국과 지속 가능한 관계를 유지하되 EU에 불합리한 무역 관행을 없애자는 취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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