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마무리한 것은 역대급 성과에 따른 보상과 대외 여론 등을 고려한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차 노조는 18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투표자 대비 58.8%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차 노사는 2019년 이후 5년 연속 무분규로 단체협상을 마무리했다.
다만, 올해 교섭은 코로나19 사태, 반도체 공급 부족 등 리스크에 영향을 받았던 지난 4년과는 달리 최대 영업이익을 낸 토대 위에서 노사가 출혈 없이 합의한 것에 의미가 깊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조8천30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9.52% 늘었다.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조2천497억원, 4조2천379억원인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도 기록했다.
최대 실적은 조합원 기대를 높였고, 실제 최대 규모 인상으로 회사는 부응했다.
노사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1만1천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300%+800만원, 격려금 100%+25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5만원, 주식 15주 지급 등에 합의했다.
기본급 인상 규모가 11만원을 넘은 것은 현대차 교섭 역사상 처음이다.
기존에는 10만8천원(2022년 교섭)이 최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11만원을 초과하는 기본급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조합원들도 자존심을 세운 것으로 받아들였다.
최대 규모 제시가 나온 만큼, 파업해도 실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셈법도 무분규 타결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파업하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일손을 놓은 만큼 임금손실을 발생하는데, 파업해서 얻어낼 수 있는 이익 규모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파업보다 실리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지난 4년간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사가 서로 소모적인 교섭을 지양해왔다.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주고받을 것은 주고받는다'는 분위기가 교섭 틀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한 노사 관계 전문가는 "실제 최근 5년간 실리와 강성 성향이 번갈아 노조 집행부를 이끌었으나 모두 대립보다는 상생·발전하는 노사 관계를 지향해왔다"고 말했다.
이는 노사가 '현대차 교섭은 곧 파업'이라는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의식한 결과이기도 하다.
국민이 곧 소비자인 상황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하는 것은 노사 모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급여 수준과 각종 복지혜택 덕에 '킹산직'으로까지 부리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책무나 국민 눈높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파업할 경우 실익 없이 회사 이미지만 나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가 5년 연속 무분규로 단체교섭을 타결한 것은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최초이다.
노조는 올해 7월 12일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오전 출근조와 오후 출근조 각 2시간 부분파업을 벌였으나, 이는 올해 임단협과는 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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