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고위 관리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보리스 존슨 당시 총리의 행동에 관해 우려를 표명해주길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정부와 의회의 혼란에 관해 다룬 자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혼돈의 상태'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고위 공무원들이 왕실에 존슨 전 총리의 행동에 관한 우려를 왕실에 전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다.
가디언지는 존슨 전 총리의 어떤 행동이 이런 우려를 촉발했는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다큐멘터리는 도미닉 커밍스 전 존슨 총리 수석 보좌관과 공무원 출신인 마크 세드윌 내각부 장관 사이에 여러 차례 충돌이 있던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5월 존슨 전 총리의 팀과 공무원들은 상당히 긴장 관계였다.
고위 관리들은 여왕이 존슨 전 총리와 면담에서 이와 관련해서 우려를 제기하기를 바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총리실과 왕실 사이에는 일상적인 수준 이상의 전화 통화와 커뮤니케이션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그 무렵 총리실은 완전히 암울하고 혼란스러운 분위기였으며, 존슨 전 총리의 팀과 공무원들 사이 관계가 망가졌다고 말했다.
왕실은 이미 2019년 의회 정회와 관련해서 존슨 내각의 행동을 우려하고 있었다.
당시 존슨 전 총리는 여왕 연설을 10월 14일로 요청했고 여왕은 관행에 따라 이를 승인했다.
영국에선 여왕 연설 전에 의회를 정회하는데 브렉시트 시한(10월 31일)을 앞두고 5주간 의회가 문을 닫고 토론이 원천 봉쇄되자 반발이 일었다.
결국 대법원은 관련 소송에서 존슨 전 총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의회의 헌법적 기능 수행을 방해했다며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존슨 전 총리는 판결 다음 날 여왕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헬렌 맥너마라 전 내각부 부장관은 이 다큐멘터리에서 버킹엄궁과의 전화 통화에 관해서 얘기하길 거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존슨 전 총리가 코로나19로 입원했다가 돌아온 후에 총리실의 정무 팀에서 시스템 결함, 공무원 조직 문제 등에 관한 인식을 너무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모든 것을 다 없애고 새로 시작하라고 하는 시기가 있었다. 우리는 시스템적으로 진짜 어려움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존슨 전 총리 측은 왕실 인사가 그런 우려를 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브렉시트 투표가 있던 2016년부터 지난해 리즈 트러스 총리 퇴임까지 기간 영국의 정치적 격변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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