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 향방에 어떤 메시지를 낼지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둔화세를 이어오던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연준이 고강도 긴축 정책을 예상보다 오래 끌고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9일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시작한 연준은 20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21일 오전 3시) 이틀간에 걸친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30분 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연다.
대다수 전문가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5.25∼5.50%로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도 19일 현재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9.0%로 반영했다.
시장의 관심은 9월 금리 인상 여부보다 11월 이후 금리 인상 가능성과 연준이 긴축 정책을 얼마나 오래갈지에 쏠려 있다.
결정될 금리보다 파월 의장의 회견 발언이나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종료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쏠리고 있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연준 정책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19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장중 전장보다 1.1% 오른 배럴당 95.47달러에 거래돼 작년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95달러선을 돌파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거침없는 유가 상승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선에 근접하면서 물가와의 전쟁을 치르는 연준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부여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으론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를 키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물가 둔화세를 되돌리진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7월(3.2%) 대비 상승 폭이 커졌지만, 에너지·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3% 올라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중요시하는 지표다.
노동시장 냉각과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가 소비 위축을 초래할 것이란 전망도 물가 상승세 지속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도 성향 연준 위원들의 최근 몇주 새 발언은 우리가 종착점에 거의 다가왔거나 어쩌면 이미 도달했을지 모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이 이번 주 회의에서 승리 선언을 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힌트를 줄지 주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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