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간 이차전지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400억원 가까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 ETF를 상장일(9월 12일)부터 이달 6일까지 38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ETF는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의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1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POSCO홀딩스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 중 시가총액이 큰 상위 10개 종목을 담고 있다. 정방향 ETF와 달리 추종하는 지수나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구조이다.
반면 같은 기간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정방향 ETF인 'KBSTAR 2차전지TOP10' ETF의 순매수액은 20억원에 그쳤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차전지 하락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해 이차전지 인버스 ETF를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TF 상장일인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6일까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각각 14%, 18% 하락했으며 POSCO홀딩스와 LG에너지솔루션 주가도 각각 9%, 8% 내렸다.
6일 기준으로 이 인버스 ETF의 시가총액은 810억원이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시가총액(108조5천760억원)의 0.07%, POSCO홀딩스 시가총액(43조4천700억원)의 0.18%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해당 인버스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30억원으로 POSCO홀딩스 일평균 거래대금(6천50억원)의 5%, LG에너지솔루션 일평균 거래대금(1천420억원)의 23% 수준이었다.
해당 ETF 상장일인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POSCO홀딩스를 5천76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삼성전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 5개가 LG화학, 에코프로비엠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으로, 총 순매도 규모는 1조6천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인버스 ETF 투자 시 변동성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버스 ETF가 다른 상품에 비해 변동성이 큰 데다 이차전지 주가 자체의 변동성도 크기에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반도체, 헬스케어, 고배당 관련 ETF나 현금처럼 투자할 수 있는 파킹형 ETF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웅찬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이 현재 실적보다 지나치게 고평가된 상태이기 때문에 주가 흐름은 4분기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인버스 ETF는 운용 비용이 많고 어떤 실물을 담고 있는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ETF에 포함된 지수와 종목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체크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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