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패트리엇’ 천궁-II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13조 원 규모의 천궁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배창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연내 계약이 확실시 되던 천궁-II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이 대형 악재를 만났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르면 내달 중 사우디아라비아 측과 수출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습니다.
천궁-II는 LIG넥스원과 한화가 만든 지대공 유도 미사일로, 고도 20km, 사거리 50km의 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어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립니다.
사우디는 중동 패권을 두고 경쟁 중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해 우리나라로부터 4조 3천억 원 규모로 천궁-II를 사들이자, 이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천궁-II 수입을 추진해왔습니다.
계약 규모는 UAE의 3배 수준인 약 13조 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이 돌발 변수로 떠오른 것입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진데다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협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우리의 우방국인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배후가 미 적대국인 이란이라는 의심이 커지면서 한-사우디 간 만남을 이어가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김기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팔레스타인 국민 편에 서겠다라고 얘기한 상황인데 무기 수출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죠. 당장 무기를 판다는 것은 사실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 하반기 대규모 수주를 기대했던 LIG넥스원과 한화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LIG넥스원은 천궁-II의 발사체, 한화시스템은 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대와 차량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천궁-II 수익의 약 60%를 배분받는 LIG넥스원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연내 수주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배창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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